* 밑줄 긋기
p228 오셀로라는 사람이 “경애할 만한, 고귀한” 인물임에도 참을 수 없다는 건 도대체 왜일까. ... 오셀로가 무어인임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경애할 만한, 고귀한 인물이라서 싫은 것이다.
p228 오셀로가 이아고가 파놓은 함정에 너무도 쉽게 빠져버린 이면에 그의 인종적 열등감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p229 베니스 공화국도 어디까지나 백인이 주류인 나라다. ... ‘용감한 오셀로 장군’이 국가 안전 보장에 꼭 필요한 존재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소수 민족이고 유색인종이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피부색이 다른 외국 태생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그에게 필요에 따라 높은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나 보다. ; ‘별개의 일이었나 보다’가 아니라 별개의 일이다.
p230 브라반시오는 용감한 장군 오셀로를 “사랑하고, 자주 집으로 초대하고, 인생 스토리에 관해 자주 묻던” 사람이다. 그러나 막상 오셀로가 자기 딸과 맺어졌다고 하니 태도가 백팔십도 달라져버린 것이다.
p231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결합은 베니스 남자들이 오셀로에 대해 숨겨놓았던 속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여기서 ‘사람들’이란 베니스 주류사회의 백인들을 지칭하는 것이리라./p251 “백인 남성 중심의 베니스 사회의 질서를 위협하는 소수자에 대해 분노하는 백인 남성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 브래들리 효과 Bradley effect
p232 나쁜 이아고의 함정에 빠졌다는 정상참작의 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질투를 만들고 키우고 폭발시킨 사람은 오셀로 자신이다. 만약 오셀로에게 ‘질투 친화성’이 없었다면 그렇게도 빨리 광란상태에 빠졌겠는가.
p233 의제설정 agenda setting ... 마음속에 앙금처럼 가라앉았던 어떤 감정을 수면 위로 올려버렸다.
p234 이 상황을 만든 사실을 들키지 않고, 자신이 오히려 오셀로의 마음을 배려하는 정직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술책이다.
p235 ‘천하의 머저리 Egregiously an ass’
p237 악당은 머리가 좋다. 진짜 악당은 흥분하지 않는다. 최고의 악당 이아고는 인간의 내면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그것을 이용할 줄 아는 자다. 또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황을 연출하고 연기까지 할 줄 아는 사람이다. ; 여기서 말하는 악당은 사이코패스가 아닌 소시오패스다.
p237 나는 오셀로가 ‘진실한 사람’ 따위의 추상적이고 낭만적인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도 순박하다 못해 유치하다고 느낀다. ; 나는 예전에 감정적인 사람을 부정적으로 봤다. 그런데 지금은 ‘순박하다 못해 유치한’ 것이 꼭 잘못되었는가, 그냥 감정에 충실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린이들을 봐라.)
p238 나는 여기서 오셀로의 내면에 있는 터무니없는 미성숙함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셀로는 자기 생각과 행동의 책임을 자신이 스스로 걸머지려고 하지 않았다.
p239 누가 옆에서 무슨 말을 했다고 해서 행동한 사람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 관계론속의 존재론에서 맥락을 고려한다고 해서 본질이 사라지지 않는다.
p245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죽인 것은 베니스 백인 사회의 논리로 ‘음탕한 여자’를 처단한 것이다./p246 자신도 배척받는 사회 소수자였으면서 자신을 배척하는 세력에 편승해 더한 약자를 핍박하고자 했던 오셀로는 진정한 자기편을 저버린 ‘천하의 머저리’였다.
p247 또 연극 ≪오셀로≫의 스토리를 끌고가는 원동력도 이아고의 악의 惡意다.
p248 이아고의 악의는 특별한 동기가 없을 때조차 악행을 유도한다. 문제는 아이고 본인은 자기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그는 스스로 ‘사악함이 부족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그의 악행은 나름대로 자기 확신의 소신이다./p249 이아고가 보통의 악당들과 구별되는 최고의 악당인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우발적인 범죄보다는 계획적인 범죄를 선호한다.
p249 ‘차도살인 借刀殺人’
p251 자신들이 빼앗긴 것에 대한 박탈감을 무언가 상대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돌려버려야 상처난 마음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p252 망상으로 악의를 정당화
p256 이아고는 오셀로가 왜 그토록 미웠을까/p258 ‘투사’의 개념을 이아고에게도 똑같이 적용해볼 수 있다. 이아고는 자신의 열등감을 흑인 오셀로에게 투사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아고의 오셀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증오의 정체는 다분히 인종차별적이다. 그리고 그 인종차별적 언사의 이면에서는 다분히 성적 性的인 열등감의 냄새가 난다.
p260 강준만은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 백인 남성들이 흑인 남성들에 대해 갖고 있는 ‘성기 콤플렉스’가 자리한다고 말한다./p262 많은 사회학자들은 백인 남성들의 흑인 남성에 대한 왜곡된 인종적 폭력을 백인 여성에 대한 백인 남성의 억압된 성적인 욕망이 흑인 남성에게로 투사된 현상을 보았다.
p263 약자를 향한 약자의 공격
p267 맞서려면/p272 첫째, 스스로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할 것. ... 둘째, 사물에 대한 분명한 가치관을 가질 것. ... 셋째, 자신의 일에 충실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