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61102
≪무진기행≫ 도서관 대출
- 무진기행
이 책은 도서관 보관함에 오랫동안 있었는데, 내게 소설은 항상 뒤로 밀리게 마련이다. 내가 소설을 잘 안 읽지만, 의외로 나의 100대 책에는 ≪삼국지≫, ≪사람의 아들≫ 등 소설이 꽤 있다.
이 책은 알라딘 에코백에서 김승옥 작가를 보게 되었을 때, 대표작인 ‘무진기행’을 읽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이 책이 장편소설인지, 단편소설인지도 몰랐는데, 이 책은 단편집이다. 글쓴이에 대해서 글을 쓴다면 모를까, 소설에 대해서 독후감을 쓴다면 단편마다 감상을 정리해야겠다.
다른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책을 읽는 우선적 목적은 재미다. 소설의 재미는 정동의 울림, 감동이나 공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의 감정은 두 가지로 나뉜다. 긍정적인 느낌, 부정적인 느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의 느낌은 엷은 부정적 감정이다.
‘무진 霧津’의 느낌은 내가 사춘기를 지나오면서 우울 성격, 자폐적 성격, 대인 기피적 성격을 가진 이후 줄 곧 느끼는 그 느낌을 주었다. 마치 기형도의 어느 시처럼. 소설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우나 나는 기형도의 어느 시詩 속처럼 현실감이 두드러져 보인다. 내가 무진에 갔더라면 주인공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라면 그런 방식으로 무진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게는 무진이 서울이고, 서울이 무진이다. 굳이 어디로 가고 말고 할 것이 없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나는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사랑’가 단일 개념-정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잘 찢어버렸다.
내게는 스타일이 글의 줄거리를 극복 못하고 있다.
p193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 이 주인공 정말 내 스타일 아니네. 페미니즘의 입장에서는 이 소설을 뭐라고 평할까? 술집 여자와 공감, 아니면 하선생과의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