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0707
<일베의 사상>
시간상으로 먼 이야기로부터 시작할까, 가까운 이야기로 시작할까 하다가 가까운 이야기부터.
* 일베의 논리/나치 Nazi의 논리/주장, 동물애호
관심이 있었던 책이다. 그러나 읽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누군가가 내 이야기의 전개에서 ‘일베의 논리’를 떠올렸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일베의 논리가 뭘까? ‘의’는 (영어의 ‘of’) 수식어와 피수식어의 관계-내용에 따라 말 그대로 수식이 될 수도 있고, 소유, 동격, 주격 등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야기를 한 분에게 묻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판단하기에는 ; 회의론적인 상대주의(p140)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과학을 할 때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다.
나치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정서를 유발한다. 그래서 나치는 절대악惡이라는 판단을 하려 한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생각할 때 인지부조화를 일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동물애호’다. 사람들은 나치가 동물애호를 주장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아니면 나치가 동물애호를 주장했기 때문에 동물애호가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이런 논리의 모순이나 인지 부조화는 널리 인용되어 현재 그 느낌은 많이 희석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였거나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에 대해 동물애호를 주장한다면, 나치의 논리를 그리고 주장을 이어받는 것이다. (아! 수식어 ‘동물애호의’)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어떤 사람, 집단 또는 사건이 연관되었기 때문에 그 대상 자체 부정적인 것은 아님을 기억하자. 이런 오류에 ‘환향년’이란 단어가 있다.
* 어렸을 때 궁금했던 것 ; 인류는 (윤리적으로) 진보하는가?
나는 어렸을 때,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도덕적으로 더 진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던 바탕에는 사람은 아는 것을 실천한다고 생각했다. (사유하는 대로 행동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 vs 아우구스티누스) 그러나 커가면서 사회가 세상이 그렇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른 중에는 악한 사람도 많고, 선善을 알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개인적 경험에 제한되지만, 세상의 선악은 일정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인류는 진보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글을 읽었다. 소크라테스의 이야기인데, 당시 소크라테스가 속한 집단 ‘우리’라는 것에는 생각하는 아테네의 귀족만이 해당되었다. 이 집단에는 여자도 포함되지 않았고, 노예도, 스파르타의 귀족도, 페르시아의 왕족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소크라테스는 ‘우리(라는 자아)’에 스파르타를 포함한 그리스내의 다른 폴리스를 포함시키려 했다. 당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적인 생각이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인류는 진보한다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를 보면 자기 자신만을 안다. 성장하면서 가족을 배려한다. 조금 더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민족과 국가를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우리는 나와 가족이 대부분이고 어느 정도까지는 계층이나 계급이다.) 대개의 사람은 여기까지다. 조금 더 진보된 사람은 ‘우리’에 인류를 포함시킨다. 인종, 성별, 국가, 문화를 넘어선다. 이들보다 더 진보된 사람은 ‘우리’에 생명과 생태계를 포함시킨다. 이로서 나는 인류는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편성을 어느 정도 확신했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어떤 사회 구성원 외부의 소통은 내적 유대감의 약화와 집단 내 (in-group) 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감소하는 것을 알았다. 개인은 외부에 개방적이며 소통-공감하면서 집단 내로도 공감하면서 배려할 수 있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다. 인류 사회는 상보적인 행동양식을 통해 윤리적 미덕을 더 증진할 수 없다는 현상을 보여준다.
(불의에 관해서는 불관용이 미덕이겠지만, 대개의 경우) 불관용보다는 관용을 윤리적으로 생각한다. 내집단 편향을 관찰된 모순이라면, ‘관용은 불관용을 관용해야하는가’는 질문은 논리적 모순이다.
이후에는 샤르트르 Jean Paul Sartre와 레비 스트로스 Claude Levi Strauss의 논쟁을 알게 되었다.
이해하기 쉽게 인류의 진보를 양성 평등으로 치환해 놓고 생각해보자. 인류는 역사를 거듭하면서 남녀불평등에서 양성 평등으로 진보해왔는가? 만약 진보하지 않았다고 인류 역사 수천 년 동안 진보가 없었던 남녀평등이 어느 순간부터 black swan처럼 갑자기 진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현실은 ‘여전히’라는 형식적 양성평등과 실질적인 남자들의 여자에 대한 억압이 있는 것은 아닌가? 진보가 없었다면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페미니스트들의 모든 활동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