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상잡 不相雜 불상리 不相離
퇴계는 불상잡을 이이는 불상리를 주장했다. 나는 (퇴계의 이기이원론理氣二元論을 빼고) 두 주장 모두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분도 서로의 주장을 틀렸다고 반대하기보다 각자 내 의견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 모델 1 - 동전의 앞면과 뒷면
나는 불상잡 불상리의 모델로 거론했던 최초의 모델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다. 뫼비우스 띠가 아닌 이상 동전의 앞면과 뒷면은 구분된다. 앞면과 뒷면은 분리하기 위해 동전을 쪼개면 앞면에는 새로운 뒷면과 뒷면에 새로운 앞면이 생긴다. 즉 개념으로 앞면이라는 단어는 항상 뒷면을 동반한다.
* 모델 2 - 원추 圓錐의 원과 뿔
인격이 유전에 의한 선천적인 것이냐, 아니면 후천적인 것이냐를 설명할 때, 언급하는 모델이다. 원추의 본질은 뿔로 설명할 수도, 원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나는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갖추어야 원추가 맞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에만 강조점을 주장하는 것은 정보의 소실이며 본질의 훼손이다.
모델 1과 모델 2가 다른 점은 분리에 있다. 원추는 원기둥으로 뿔을 버릴 수 있다. 그리고 원추는 사각뿔로 원을 버릴 수 있다.
* 모델 3 - 서로의 사상 寫像
이기理氣론에서 나는 리理를 수학으로, 기氣를 물리학으로 여긴다. 이 둘의 관계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나는 수학을 좋아하니, 주리론의 입장에서나 내 선호가 진리인지 확신할 수 없다. 둘의 관계가 미정인 상태에서 감동적인 그림을 봤다. <실체에 이르는 길>의 그림 1.3 세 가지 세계와 이들 사이를 잇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원한 세 개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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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기론 主氣論
나는 아마추어 수학자도 아닌, 그냥 수학 애호가다. 아마추어 수학자나 수학 애호가는 수리철학에서 절대주의를 선호한다. 틀린 것을 알면서도 수학의 절대주의를 기대한다. 그러나 전문 수학자들은 수리 철학에서 상대주의 입장에 선다. 즉 수학 전문가들은 실용성에 따라 수학적 지식을 발명할 뿐 절대적 지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리학 현상,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수학 이론을 개발할 뿐이다. 수학 천재 가우스도 이렇게 생각했다.
* 우리 애인(수학)은 말이죠. http://blog.aladin.co.kr/maripkahn/9525
* 주리론 主理論
생각지도 않은 책 소개를 봤다. <Our Mathematical Universe : My Quest for the Ultimate Nature of Reality> 이 책은 물리학 책으로 봐야 하는데, 이 물리학자의 선언이 놀랍다. 수학은 세상이나 물리학을 표현하는 언어가 아니라 이 세상 자체가 수학이라는 것이다. 쿼크 아래로 내려가면 수학적 개념만 남게 되는데, 표현하는 대상이 수학 외에 따로 없으니 수학이 곧 세상이라는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재림이다.
이 둘 모두 물극필반物極必反의 모습을 보인다.
내가 이기일원론理氣一元論을 지지한다는 것은 나는 수학과 물리학의 분리 이전이 존재한다는 것을 긍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름을 붙인다면 도道가 적당하겠다.)
나는 모델 3에서 3개의 단자 monad가 아닌 4개의 단자를 제안한다. 나머지 하나는 생명이다. 삼각형이 아닌 사면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