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齋雜記 150404
<회사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
며칠 전 신문 광고 난에 학원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이제는 선행학습보다 심화학습’ 나는 이 문구를 일고 피식 웃었다. 선행학습이 문제 풀이 숙달이라면 심화학습은 수학 지식의 이해라고 생각하면 좋은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토익 시험의 문제 풀이 요령으로 어떤 단어를 지문에 듣게 된다면 그 단어가 들어간 지문은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알아듣지 못하는 지문에 ‘school’이란 단어만 명료하게 들었고 장소를 묻는 질문과 답가지에 school이 있다면 이 school은 답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런 요령은 성적은 올리나 영어 실력은 그대로다.
내가 아이와 대화에서 ‘흑체 복사’를 이야기했고, 아이에게 가능한 설명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친구와 대화하던 중, ‘자외선 파단’의 개념이 없는 ‘흑체 복사’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반론이 나왔다. 나는 사전적 의미의 ‘자외선 파탄’을 알지만, 수학적 의미의 ’자외선 파탄‘을 알지 못한다. 이 상황은 ’흑체 복사‘에 관해 선행 학습은 가능하지만, 심화학습은 곤란하다는 뜻이다.
수학에 대해 선행학습이 이뤄지는 이유는 수학 지식의 습득보다 문제 풀이 요령의 습득이 쉽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곱셈에 대한 의미에 대해 단편적이 지식을 얻었다. 곱셈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처음 들은 이후 -1 x -1=1 의미를 통해 개념이 확장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도 심화학습 중이다. 덧셈의 반복, 차원의 변경, 회전, 화학 변화, 의미의 결합, 그리고 덧셈, 곱셈, 지수, 구글플레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곱셈, 행렬, 텐서로 확장되었다.
오늘 재미있는 책 제목을 보았다. ‘<회사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 부제 ; 회사에서 초등수학이면 충분하다!’ 이 제목을 통해 우리가 수학을 왜 공부하는 것인가, 수학 공부 목적을 생각하게 만든다. 1) 첫 번째는 학문적 즐거움이다. 2) 두 번째는 유용성이다. 그런데, 수학이 시험과 합쳐지면서 성적을 통한 3) 진학이 다른 수학의 목적을 압도한다. (내가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수학 공부와 수학 시험 공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위에 예를 들은 토익 시험과 같다.
만약 우리가 학교에서 수학 공부를 1)과 2)에 맞게 하였다면 <회사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과 같은 책은 나올 수 없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 그 자체의 동어 반복이기 때문이다. 부제도 흥미롭다. 공대를 졸업한 친구는 대학에서 배운 수학은 고등학교 때 배운 수학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중고등학교의 수학은 초등학교 수학의 연장일 뿐이라고.’ 예를 들어 미적분은 분수의 연장선상이다. 분수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면서 미적분을 모르단고 생각하는 사람은 분수를 이해 못했거나 아니면 이해를 하면서도 ‘미적분’이라는 단어에 대해 겁에 질린 것이다. 완벽한 이해를 주장한다면 내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가 논할 것이 못된다.
책을 읽지 않아 서재잡기로 글을 올린다. 이렇게 자랑질을 알라딘에다가 해 놓고 딸아이가 수학을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슬며시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