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記錄 150224

 

<남명 조식 칼을 찬 유학자>

- 타락墮落과 소외疏外

 

어느 영화 장면이었는지, 아니면 다큐멘터리의 재현 장면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 주인공이 어느 산속에 와 보니, 종교를 믿는 수사修士들이 수양修養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남과 갈등, 경쟁 이런 것을 전혀 하지 않고 (또는 않으려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스스로의 마음만 다스린다. 포교布敎를 하지 않는다. 결혼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종파는 소멸되었다.

 

이 종파는 넓게 보면 기독교이고 좁게 보면 영지주의 Gnosticism다. 극단적인 순수함 또는 지고지선至高至善의 추구가 종교로서의 생존 욕구마저 억제하여 meme이 사라진 경우다. 만약 지고지선의 meme이 있었지만 그것을 소멸시켰다면 그것은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생존은 플라톤적이기보다 아리스토텔레스적이다. 생존의 확률은 이상주의일 때보다 현실주의일 때, 그리고 근본주의일 때보다 기회주의일 때 생존 확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당파도 그렇지만 많은 정치적 입장에서 ‘강경’과 ‘온건’은 그룹을 갈리게 하는 계기가 된다. ‘강경’은 근본주의와 맥을 같이하고 ‘온건’은 타협과 맥을 같이 한다. 그리고 ‘강경-근본주의’는 소외로 빠지고 싶고, ‘온건-타협주의’는 타락으로 빠지기 쉽다.

 

이런 의미에서 의義로 상징되는 남명(과 나)는 우파이면서 가치지향적이고 근본주의에 가까운 좌파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거라. 멸망에 이르는 문은 크고 또 그 길이 넓어서 그리로 가는 사람이 많지만 (마태오의 복음서 7:13)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다. 도道의 길은 좁다. 왼쪽 낭떠러지 넓은 곳은 소외요, 오른쪽 낭떠러지 넓은 곳은 타락이다.

 

p7 그의 학풍이 광해군에서 인조로의 전환을 겪지 않았다면 조선 유학은 실천적, 실무적 기풍으로 나아갔을지 모른다. 그렇지 않았더라도 이론과 실천 사이의 균형을 꾀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불가능하지 않지만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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