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欌日記 140924

 

<모비딕> eBook

이 책은 완독을 했지만, 책을 읽었다기보다 글자를 보았다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아 독서일기가 아닌 서가일기로 돌린다. 올해 초 새해 결심이 내가 잘 읽지 않을 책 10권을 읽는 것이었는데, 거의 실패가 확실하다. 늦봄에 포 Poe의 <우울과 몽상>에서 막힌 이후 결심을 실천하지 못했다. <모비딕>은 그 10권 중의 하나였고, <우울과 몽상>을 완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시 소설에 도전했다.

 

<모비딕 Moby Dick>은 <폭풍의 언덕>, <리어왕>과 함께 영어로 쓰인 문학의 3대 비극으로 꼽힌다고 하는데, 3편 모두 유년 시절 글자만 보는 정도였기 때문에 감동을 받지 못했다. <모비딕>과의 첫 만남은 빨간색의 양장 어린이 문고였는데, 앞부분은 몇 페이지만 읽었다. 하지만 등장인물 소개는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카리스마의 에이허브 선장 Captain Ahab, 참모의 이미지를 주었던 스타벅 Starbuck, 신비감을 주었던 퀴퀘그 Queequeg, 낭만적 이미지의 스텁 Stubb, 그리고 순진한 느낌의 이스마엘 Ishmael.

 

청소년 시절에 이 책을 다시 봤을 때는 책의 두께를 보고 읽기를 포기한 적이 있다. 유년 시절의 주인공의 첫 인상과도 많이 다르고, 이 소설이 백과사전식 내용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나에게 소설과 eBook의 조합은 정말 쥐약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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