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欌日記 140820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
책 제목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구입했다. 미적분이 재미있나? 미적분을 재미있어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재미있는 미적분’ 이런 제목이 붙은 책을 구입하지 않는다. 그냥 ‘미적분학’의 책을 구입한다. 책 제목에 ‘재미있는’의 형용사는 피수식어 ‘미적분’과 함께 형용모순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대한 호의적으로 생각해서 미적분학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나마 덜 딱딱하고 덜 지루한 책의 수사로 받아들이자. ... 하지만 그것을 실감할 정도가 가능하단 말인가?
이 책에 대한 나의 판단은 ... ^^ 원제는 <The Cartoon Guide To Calculus>
<내머리로 이해하는 E=mc2>를 읽고 조금 놀랐다. 이렇게 쉬운 설명이 있단 말인가! 하지만 이 책 서문에도 있는데, 쉬운 설명에는 하한선이 있다. 무한정 쉽게 설명하여 E=mc2을 유치원생까지 이해할 정도까지 쉽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3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분수 (초등 3~4학년 과정), 논증 기하 (중학교), 미적분 (고등학교)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수학이나 확률/통계가 쉬운 것은 아니나 위 세 가지 과정은 그 교육과정(그 연령)에서 보다 더 추상적 개념/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학 자체가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이들 보다 더 추상적인 수학분야가 위상수학일 것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소개만 한다.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 (아이들만 수학을 어려워하나 어른들도 수학을 어려워한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의 두뇌는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와 그들, 무리짓기에 대한 착각>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는 무리짓기에 적합하고 그렇게 진화해 왔다. 1+1이 2라는 수학적 판단을 하기보다 다수의 다른 사람들이 1+1이 3이라고 할 때, 다수의 판단을 따라가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나는 수학을 못하는 사람을 공감하지 못하지만, 이해는 한다. 나는 다른 사람이 쉽게 하는 ‘무리짓기’에 무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일정 부분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 책의 별점은 10년 뒤 딸아이에게 물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