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40714
<방과 후> 서평 별점 ; ★★★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작품으로 의미가 있겠지만, 내가 읽었던 그의 다른 소설에는 못 미친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여고생’이라는 집단에 대해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했던 이유는 범죄와 추리 속에 녹아있는 은유 때문이다. 사건의 구조가 또는 등장인물이 수학/과학이나 수학/과학 이론을 연상시킨다.
이 책에서 ‘여고생스럽다’라는 느낌이 사건에 깔려 있으나 내게 강력하지 않았다.
TV 외화 ‘맥가이버’라는 것이 있었다. 과학 기술을 좋아하는 나는, 과학지식과 기술이 동원될 때마다 재미를 넘어서는 감동을 느꼈다. 그런데 ‘맥가이버’에 등장하는 몇 장면에 관해 물리(아니면 화학) 조교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선생님의 말씀은 이론적으로 가능한데, 실제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효과를 보려면 실험실에서 정밀하게 실험해야 겨우 나올까 말까하는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맥가이버’ 영화를 재미없다고 하셨다.
이 소설을 범죄추리에 한정하여 재미를 느끼려 해도 잘 실감되지 않는다. 그 장치가 그런 효과를 내나라는 의문만 남는다. (아니면 내가 장치를 잘 이해하지 못했나?) 반전은 약했다. 저 복선伏線을 어디다 써 먹을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써 먹었군’ 하는 정도.
* 밑줄 긋기
p76 지금껏 학생들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고 지도해왔는데 어느새 각자의 개성과 습관이 형성되었다. 각자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가진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그 개성이나 습관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 우리 부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p359 예들 들어서 세상에 별의별 사건이 다 생기지만 신문 사건사고란에 나오는 기사들은 거의 성, 돈, 욕심, 이 세가지 때문에 발생하는 겁니다./애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아름다운 것, 순수한 것, 거짓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정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죠. 자기 몸이나 얼굴일 수도 있고 ...... 좀 더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추억이나 꿈을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p367 말하자면 아무도 범인이 체포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전 범인의 절실한 괴로움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공범이죠. 저는 세이카 여고 전체가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