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감능력이 없다고,

제가 추정했던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인간은 인간을 해석할 수 없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60834

* 두 남자를 위한 변명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61812

 

위 글에서 서울역에서 만난 남자 분을 편의상 A라고 부르겠습니다.

 

A씨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돌이켜보니 적절하지 못한 설명이었습니다.

 

저는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글에서 나타난 정보로 (그 당시에) A가 공감능력이 부족했었다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소시오페스sociopath의 예와 비교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A와 관련된 사건이 살인 사건이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범죄와 관련된 소시오패스의 사건을 예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정보가 부족하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위안해 봅니다.) 하지만 A와 관련 사건에서 A씨는 범법이나 명백하게 남에게 해를 끼치는 부도덕은 보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범죄자에 대한 비유를 언급한 것은 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소시오패스가 공감능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소시오패스는 아닙니다. 저의 댓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저 역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소시오패는 아니니까요. 저의 개인적 경험과 개인적으로 얻은 지식에 의하면 남자는 공감능력이 떨어집니다. 국가 기관의 공식 통계와 같은 확실한 근거에 의한 것은 아니고, 부실한 저의 경험과 지식에 의하면 남자 범죄가 여자보다 흔하고 이것이 남자의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과 무관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남자는 여자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지만 이것을 근거로 모든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것은 합당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부도덕하지 않으면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부류의 하나는 수학자들입니다. <천재들의 수학 노트>에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인 수학자 에피소드들이 나옵니다. 수학 문제를 해결을 위해 상시적이고 깊이 생각하는 집중이 상대의 표정을 읽는 능력이나 인간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감정에 둔하게 된 것이죠.

 

(TV에서 봤는지, 책에서 읽었는지) 어디 봤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어느 수학자가 대중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여러분들이 수학자들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학은 깊은 사고를 하는 분야입니다. 수학자들은 평소에도 깊은 사고를 하며 그렇게 해야 조금이라도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깊은 사고를 하는 수학자들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비상식적 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려 하거나 일부러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행동은 단지 깊은 사고에 의한 결과적 현상일 뿐입니다.”

 

최근 수학의 성과 중의 하나는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한 것인데, 이것을 증명한 수학자 페렐만은 클레이 재단의 상금을 포기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활동 자체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조를 받고 있는 어머니에게 얹혀살고 있죠. 아마 추정하건데, 수학문제를 풀기 위한 고도의 정신노동 후에 더 이상 기초적인 사회생활을 할 정신 능력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봅니다.

 

사소한 오해와 몰이해가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가 있는데, 제가 그런 행동을 한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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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07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7-07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4-07-08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글내용으로 대략 짐작을 합니다만,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걸 보니 공감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거 같은데요.
공감능력이라기 보다는 용기의 문제로 봐야 할까요?^^

마립간 2014-07-08 07:5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위로는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공개 댓글로 잘못 언급한 것이니, 공개 글로 사과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상황이 끝난 후 그 상황을 돌아보며 '아 그 때 그렇게 했어야 맞는 것이었구나'라고 판단하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공감능력이라기 보다 추론에 의한 상황 판단이죠. (이런 것도 공감 능력으로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상황이 종결된 상태라 돌이킬 수가 없죠.

통상적으로, 추론없이 직관에 의해 즉각적으로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을 판단하는 것을 공감능력이라고 할 때, 저는 공감능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예전에는 이것이 매우 속상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포기했습니다.

위 글, 저의 실수는 집단에 관한 정형을 개인에게 적용하는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댓글을 남길 당시, 저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했는데, ... 잘못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