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讀書日記 140611

 

<열흘 가는 꽃 없다고 말하지 말라> 서평 별점 ; ★★★

다른 사람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나의 사춘기 전후는 명백하게 구분이 된다. 나의 사춘기 어두운 감성을 촉발한 가요가 있는데, 장욱조의 ‘고목나무’다.

 

* 고목나무 http://www.youtube.com/watch?v=mJeV1uIaBPE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공감능력이 떨어져서 그랬겠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나의 기본 정서가 되었다. 이 가요에 잘 맞는 사진을 보았는데, 캘리포니아 화이트마운틴에 강털 소나무로, 나이테로 판단하건데, 5000년을 정도 산 것 같다. 환경이 척박하여 생물학적 경쟁 상대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오래 산 생물로 남게 된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런 정서와 잘 어울리는 문학적 단어 중에 하나는 ‘은일사隱逸士’다. 사군자의 은일사는 국화菊花다. 그러나 퇴계는 매화에게 은일사라는 명칭을 주었고, 초본 식물보다 목본 식물을 좋아하는 나는 퇴계의 생각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엄밀하게 식물의 생태학적 측면을 보면 국화가 은일사에 더 어울리고, 한사寒士로 불리는 매화는 선구자 이미지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시 중에는 매화를 소은小隱(속세를 떠난 은사隱士)이 아니고 대은大隱 (세상에 살면서 은사의 가치관 품위를 갖는 것)에 비유한 것이 있는데, 매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대은이 아니고 소은이기 때문이다. 대은을 은유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봤는데, 연蓮꽃이 적당할 것을 생각된다. 매화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국화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였다. 매화의 매력에 자태姿態가 있지만, 국화의 자태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국화는 정말 은일사답다.

 

책의 수록된 시詩가 전반적으로 매화의 매력을 발산하기보다 매화에 대한 퇴계의 애정이 두드려져 보인다. 시에서 부족한 매화의 매력을 보충하는 것이 그림이다. 송필용 화백이 그린 그림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소현 이은실 화백이 그린 그림이 서양화풍이 가미된 동양화라면, 이 책에 실린 송필용 화백의 그림은 동양화 방식으로 그려진 서양화이다.

 

(나와 어울리지 않지만, 그나마 문학 분야에서 나와 친숙한) 시집은 (딱 정해놓은 기간은 없지만, 의무적으로) 다른 책을 구입하면서 틈틈이 함께 구입한다. 한시와 매화의 조합으로 구입하게 된 이 책을 읽으면서 백지영의 가요 ‘총 맞은 것처럼’, 마음에 구멍 난 느낌을 받았다.

 

* 수양 딸 http://blog.aladin.co.kr/maripkahn/4704029

* 매처학자 http://blog.aladin.co.kr/maripkahn/6589

 

* 밑줄 긋기

p23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철석鐵石 같은 심장’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는 매화 앞에서만은 그 아름다움에 감동하곤 하였다. ‘철석심장’이 녹아버리는 것이다.

45 ‘절우사節友社’란 추위 속에서도 변치 않는 절개를 지키는 정신, 즉 소나무, 대나무, 국화, 매화와의 모임(동아리)를 뜻한다.

p52 “자연(/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삶을 마치고 돌아갈 뿐, 더 이상 무엇을 바라리오.”

p110 옥골빙혼玉骨氷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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