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화自和

 

<그림으로 풀어쓴 황제내경>을 읽던 중 아랫글을 읽게 되었다.

 

p 36 음양의 대립對立, 제약, 호근互根 (음양이 서로 의존함), 호장互藏 (음과 양이 각각 상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 교감交感, 소장消長 (쇠하여 사라지고 흥하여 생김. 즉 음양의 대립), 전화轉化 (서로 전화함. 음이 양이 되고 양이 음이 된다.), 자화自和 (음과 양의 부조화에서 평형을 유지함.), 평형 등

 

다른 것은 그냥 읽고 지나갈 수 있었는데, ‘자화’라는 것이 눈에 띈다. 부조화와 평형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니다. 물리학에서 과포화나 과냉각 상태가 있는데, 꼭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다.

 

사실 감정적 불편은 물리학적 비유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인문학적 비유에서 비롯되었다. 식민지나 독재와 같은 사회적 상황은 부조화에 해당하는데, 이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평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수학적 은유로는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 4차 방정식(y = ax**4 + bx**3 + cx**2 +dx + e, a는 양수)에서 세 개의 극점을 갖고 2개는 아래로 볼록한 극점을 갖는다. (극점이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른 상태라면,) 하나의 아래로 볼록한 극점은 다른 아래로 볼록한 극점보다 높지만, 그 상태에서 안정을 한다.

 

이 사회현상에 은유시키면, 높은 아래로 볼록한 극점은 독재 정치다. 낮은 아래로 볼록한 극점은 민주 사회다. 독재 정치에서 민주 사회로 이행하려면, 위로 볼록한 극점인 언덕을 넘어야 한다. 사회적 에너지가 없으면 독재 정치에서 안정한다. 민주 사회에서 언론 장악이나 공안 통치를 통해 위로 볼록한 극점인 언덕을 넘겨 독재 정치에 사회를 옮겨 놓고 사회적 에너지를 약화시켜 버리면, 사회는 독재 정치에서 안정하게 된다.

  독재에 안정된 사회에서 더 멀리 보려하는 아웃사이더는 언덕너머 더 안정적인 극점에 동경을 갖지만, 사회는 그대로이다. 언덕이 사회에너지에 비해 너무 높고 멀다면 단지 사색에만 있는 더 안정된 극점이 의미가 있을까? 현 사회에 알맞은 파도 옮겨 타기를 하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

 

파도 옮겨 타기 ; 기회주의자들의 행동 모습. (예를 들어 구한말에 세도정치와 야합을 하다가, 일제시대에 친일하고, 이후 독재시대에는 친親독재를 하고, 지금은 친재벌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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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2-2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쟁(수직적 관계 지향)이냐 연대(수평적 관계 지향)의 장점만 유지하는 것, 즉 경쟁 시스템을 갖추되 수평적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위로 볼록한 극점에 위치하는 것으로 은유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