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欌日記 130220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

 책을 이제 읽기 시작했지만 머리말에 인상 깊은 글귀가 있어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우선 이 책은 교육학 및 자녀교육에 대한 책으로 분류되는데,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왜 가르쳐야 하나’에 대한 책을 읽었던 반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p 7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아이는 규격화된 존재 이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틀에 박힌’ 인간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교에서 일어나는 진짜 실패다.

 

나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그들의 부모가 그리고 (우리나라라는) 사회가 규격화된 존재, 틀에 박힌 인간이 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 기사 때문이다. (그것이 어른들에게 의해서 주어진 것이라고 해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2272221065

 

부모들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팽창되어 있는 사교육 때문이고, 사교육에 관한 신문기사를 인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속한 사회 역시 ‘창의적이고 인간적이며 자율적인 인간’을 바라기보다 규격화되고 틀에 박힌 인간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사용된 ‘창의, 인간적, 자율적’이라는 단어는 과학적 정의가 된 것이 아니고 통용되는 단어로 사용하였다.) 어떤 글에서는 현대는 (산업에 있어) 창의적인 사람이 필요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사람을 대다수 만들어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은 길러 낼 수 있어도.) 게다가 산업에서도 창의적인 사람 다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필요시에만 잠깐 있어주면 되는 것이다.

 

신분 사회에서 노비가 창의적이고 인간적이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교육받아 신분제 철폐를 주장했고 가정하자. (만적의 난 경우처럼) 사회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창의적이고 인간적이고 자율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환영했다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그러면 지금은 다를까?

 

아마도 창의적이고 인간적이고 자율적이라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불공정, 정의롭지 못한 것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항의하고 행동할 것이다. 혹시 조직에 불의가 있다면 내부 고발자가 될지도 모른다.

 

나는 창의적이고 인간적이고 자율적 인간으로 자녀를 교육하려는 것은 아이에게 빨간약을 먹이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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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2-23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75158.html

마립간 2013-02-23 08:20   좋아요 0 | URL
옳은 일 한 사람이 되레 처벌받는 현실을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는 ‘부정적 진화’라는 말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