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O의 세계화

 - 마냐님의 <세계화와 싸운다> 리뷰의 댓글에서 바람구두님이 질문하신 것과 마냐님 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 부제 : '세계화를 반대하기 위한 NGO의 세계화, 내재적 모순'

 

 저의 느낌입니다. 말 그대로rhetoric 모순이 그대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설명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생각의 단초로 중세시대에서 근세시대로 오는 상황을 먼저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지방 분권이 중세 즉 당시의 지배 계급의 꼭대기에는 물론 왕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지배력을 가졌던 것은 지방 영주였습니다. 그런데 민족주의 국가가 형성되면서 왕권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는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져 있던 권력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타당 하느냐'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둘 다 부도덕하다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한 사람에 권력이 집중되는 근세 제국주의 보다는 여러 사람에게 권력이 분산되어 있는 중세가 그보다는 더 호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났을까? 아마 근세 국가 형태의 지배를 위해서는 장원이라고 하는 것의 연합보다 왕권이라는 것이 국가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적합하다고 하는 것은 힘을 발휘하기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중세 시대의 지배구조보다는 근세 국가의 지배구조가 더 강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느낀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로마의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이행되는 것입니다.


 NGO는 왜 세계적 연대를 갖으려고 할까? NGO의 상대, 즉 국가(대개의 선진국) 또는 다국적 기업의 힘에 대항하기 위해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NGO가 세계적 연합이라는 형태를 갖고 그 목적을 성취했다면 세계적 연합을 풀 수 있을까요. 그렇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NGO의 상대는 지속적으로 힘을 비축하는 대로 세계를 향해 자기 자신의 확대를 다시 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역시 NGO도 지속적인 힘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NGO가 힘을 갖게 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도덕성을 간직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그것을 쉽게 기대하지 못 하겠습니다. 어떤 강대국이 또는 독재적인 지도자가 철인적 도덕성을 갖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죠.


 중세에서 근세로 이행할 때는 자본가가 사회개혁의 주도세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 계급은 신분보다는 능력이 중시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신분제도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로 된 이후 그들 즉 자본가들은 다시 지배계급으로 올라섰습니다.


 제가 가을산님이 세계 보건 포럼에 참석하러 떠나실 때 했던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NGO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기구가 비대해지거나 영향력이 생기면서 권력화하는 경향을 보이거든요. 이런 이야기 아세요. '천사가 악마를 이기기 위해 한참을 싸우고, 다 이긴 후에 자신을 돌아 보았더니 자신이 악마가 되어 있다.' 그리고 아마추어를 지향하던 올림픽도 과연 아마추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초심을 잃기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마냐님이 이야기하셨듯이 NGO의 세계화는 영미 거대 기업과 금융의 다를 수 있습니다. 출발 선상에 있을 때는, 아니면 힘을 없을 때는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을 수 있죠. 힘(경제적, 정치적 힘)을 갖게 되면 그리고 시간이 지났을 때에 처음의 순수함이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국가내의 인권문제도 처음에는 순수한 인간적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강대국이 약소국의 내정 간섭의 한 가지 도구로 사용됩니다.


 NGO의 영향력 역시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가도 문제인데, 예를 들면 이라크 전쟁이 진행되는 있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세계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죠. 그러나 지구상에 이라크 전쟁 이외에는 전쟁이 없기 때문에 제가 다른 전쟁을 모른 것일까요. 아미 그곳에 NGO의 적절한 상대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제가 이야기한 ‘NGO의 세계화의 내재적 모순’은 세계화가 강대국 또는 다국적 기업이 힘을 추구의 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을 NGO 역시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힘을 반대하기 위한 또 다른 힘 이것을 저는 내재적 모순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저는 어렸을 때 (1970년대) 많이 들었습니다. 전쟁 억지를 위한 군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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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9-15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직이 커지고 힘이 생기면 권력화한다..맞는 말입니다. 실제 얘기안되는 조직 이야기도 가끔 전해듣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노력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며칠전 라디오에서 월 80만원 주는 단체에서 언론운동 하시는 분 얘기를 들었슴다. 힘이 없을 때는 순수해도 힘이 생기면 저들과 닮아갈게 뻔하다..고 해서 그들의 현 시점에서의 노력들을 지레 검열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세계화. 그거 폐해 많습니다. 그것을 멈추기 위해 혹은 보다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견제하기 위해..뭔가라도 하는 건 그들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그들이 '연대'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싸움의 상대방과 자본력이나 정치력이나 힘의 차이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기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일단 눈앞의 전선이 분명한데, 이놈이나 저놈이나 본질적으론 비슷한거 아니냐, 어느 쪽도 편들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초심을 잃지 말라구 비판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 것은 중요한 일이겠지만 말임다. ^^;;;

마립간 2004-09-15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렵게 일하는 분들의 노고를 폄하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중에 순수성을 잃더라도 순수함을 갖고 일하는 것에 대해 뭐라 할 수 없습니다. 저의 가치관은 공功과 과過가 서로 상쇠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더욱이 앞으로 일어날지 모르는 미래의 잘못의 가능성을 갖고 (없을 수도 있는데) 폄하한다는 것은 더욱 더 말이 안 되죠. 저는 내재적 모순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가을산님도 힘의 차이에 대해 같은 평을 주셨습니다. 전쟁의 억지를 위한 군사력도 반드시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 속에 내재적 모순이 있다는 것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비판의 눈길 - 얼마전 '맹목적 추종이 아닌 무정한 압박'에 대한 설명을 가을산님에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선을 향해 나가고자는 마음이겠죠. NGO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내재적 모순을 극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