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의 동화에 대한 어른의 시각

제목 ; 지혜로운 머슴 ; 씽크베베 전래동화 1권
출판사 ; 한국듀어
저자 ; 허필여
서평 별점 ; ★★★
예전 어느 알라디너의 페이퍼에 올라왔던 그림입니다. 무엇이 먼저 보이나요? 동화도 마찬가지로.

줄거리 ; 어느 마을에 구두쇠 지주 영감이 하인들의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지혜로운 머슴은 품삯으로 첫날에 콩 하나, 둘째 날에 콩 두 개, 셋째 날에 네 개, 넷째 날에 여덟 개등 전날 품삯의 두 배를 지급한다는 계약을 했습니다. 3년이 지난 후 품삯이 너무 많아 주인 어른의 재산을 모두 갖고 떠난다는 이야기
이 책은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와 비교되어 서평을 씁니다. 글쓴이?의 의도는 <자꾸자꾸 시계가 많아지네>보다 명확합니다. (이 동화가 전래동화라면 글쓴이는 대중이겠죠. 아니면 허필여씨 작품?)
하인들의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은 지주는 악이고 악을 징계하는 권선징악입니다. 둘째는 지혜인데, 콩 하나로 시작해서 매일 전날의 두 배씩 증가할 때 초기에는 작은 수 있지만 얼마 지나면 큰 수가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몇 가지가 생각이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이 하인이 계약서를 썼을까? 예나 지금이나 아는 것은 힘입니다. 그러나 교육이 보편화되지 않던 시절 대부분 사람들이 무지했으므로 서로 무지한 사람끼리는 결정적인 약점이 아니나 양반과 하인 사이에 지식의 차이는 갑을관계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둘째는 계약서를 제대로 썼다고 해도 공권력이 있는 관청의 친분관계가 누구에게 더 있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가재는 게 편이라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지주 영감에 호의적인 편파 판정이 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 머슴이 암행어사로 파견된 정의를 구현하려는 왕자가 아닌 이상에.)
셋째는 계약서가 제대로 작성되었고 관리가 공정하다고 해도 계약서 자체의 정당성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을 보면 계약서 내용이 한쪽에 과도하게 불균형이 있다고 할 때,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도 갖은 취지로 부도덕한 계약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한 예로 자신의 신체 장기를 매매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당한 권리라고 해도 주인 모르게 채권을 환수하는 것도 정당한 것 같지 않습니다.
넷째는 급수에 관한 것입니다. 보통 사람은 산술급수에 익숙해져 있어 평균하면 산술평균을 생각합니다. 한 예로 태양계 거리를 칠판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으로 환산하여 생각하고 지구의 위치를 표시하라고 하면 대개 사람들은 1/3 ~ 1/10 사이에 위치하나 실제로는 1/40 정도에 위치합니다. 대부분 거리를 10의 지수(예, 6* 10**9km)를 사용하여 또는 지수함수로 표시하는데, 이 지수를 산술급수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
cf 예전에 가격이 좀 비싸서 구입하지 못한 책이 있는데, 사람을 기준으로 지수함수로 커지면서 비교되는 것 (행성, 태양계, 은하, 우주 등)와 지수 함수적으로 작아지면서 비교되는 것 (세포, DNA, 원자 등)을 화보로 만든 책이 있었는데 ; 책 제목을 찾을 수 없네요.
* 언제 만들어진 전래 동화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조상님들은 기하급수에 관한 개념이 정확히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