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천도룡기 1~8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임홍빈 옮김 / 김영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인상적인 인물들

 
<의천 도룡기>의 서평은 두 사람에 대한 인물 평가로 하려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장무기와 그의 아버지 장취산이겠지만 인상 깊은 인물은 장삼봉과 하태충입니다.

 
먼저 하태충은 곤륜파의 장문인입니다. 곤륜파는 정파라고 불리는 무술 집단 또는 학파인데, 정파라고 불릴 만큼 지명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파의 장문인의 인간됨이 올바르지 못합니다. 비겁한 술수를 여러 번 사용합니다. 이런 느낌을 처음 받은 것은 <소호강호>를 읽을 때, ‘악불군’입니다. 겉으로는 군자검이라고 칭송을 받지만 속내는 그리 깨끗하지 못합니다. ‘무협소설 속에 정파를 폄하하는 이야기도 있다니!’하고 작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소설을 읽기 전에 9대 문파, 또는 9대 문파 1방이라고 하는 정파를 알고 있었습니다. 손에 꼽아보니, 소림, 무당, 아미, 곤륜, 점창, 화산, 청성, 개방은 알겠는데, 나머지 1개 (또는 2개)는 몰라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정하지가 않았습니다. (나머지에 공동파, 모산파, 전진교, 종남파, 해남파 등이 있습니다) 무협소설을 역사적 사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아마 제 생각으로는 9가 갖는 수비적數秘적, 심미적인 이유로 9가 채택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런 이유로 사파와 비교되는 정파는 이후에 형성된 선전이거나 카르텔, 아니면 문화(무협지) 활동을 통해 미화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중세시대의 기사騎士도 (정치) 깡패와 군인의 중간 정도,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카우보이도 깡패와 노무자 중간 정도로 여깁니다.
 
곤륜의 장문인의 인품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두 번째 인상적인 인물은 장삼봉입니다. 이 사람은 고려인(한국인)이라는 이야기를 포함하여 한국 사람에게는 많이 알려진 인물입니다. 저는 장삼봉에 관한 무협지를 읽지 못했기 때문에 무협소설에 어떻게 묘사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의천 도룡기>를 통해 묘사된 인품은 정말 반할 만합니다. 정파, 사파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지만 학계學界에서는 학계(대표적으로 대학의 교직) 내에서만 있던 사람 (정통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다른 곳에 취직을 했던 사람, 교육기관이 아닌 곳에 있는 사람, 1~2년 정도 쉬었던 사람)과 알게 모르게 거리감을 둡니다.

 
장삼봉이 장취산의 아내 은소소를 보고 선입견이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장삼봉은 장무기를 위해 소림사를 찾아가기도 하는데, 이 역시 한 문파의 창시자로서 아집과 명예욕에 잡혀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기 힘듭니다. 대개의 그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경우는 멸절사태와 같은 성격을 갖고 그와 같이 행동 합니다.

 
소설 속의 인물이 아닌 경우를 이야기하면 뇌를 연구하여 노벨상을 받은 스페리(Roger Wolcott Sperry) 교수님을 들 수 있습니다.

<제 7의 감각> p 72 무엇보다도 스페리는 훌륭한 과학자였다. 그는 자기가 말한 것을 믿었다. 그러나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알았다.

 
노벨상이 어떤 상입니까? 그런 노벨상을 탄 학자 분이 본인이 연구한 업적에 의심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한 포용력이 있지 않고 어려운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계의 분위기는 자신의 선생님의 연구 업적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님이 하셨던 이야기나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가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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