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

 글샘님과 댓글을 주고 받다가 - 보고 싶은 선생님들

* 초등학교 입학전 동네 누나가 저한테 물었습니다. “너 학교 가고 싶지? 학교 다니기 전에는 다니고 싶지만 막상 다니면 학교에 가기 싫어.” 저는 속으로 ‘지금도 특별히 가고 싶은 생각없는데.’

 
초등학교에 막상 입학하고 나니 특별히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 산수문제 풀어볼 사람. 반 아이들은 여기서 저기서 “저요, 저요!” 저는 속으로 ‘대단한 문제도 아닌데, 뭐 서로 풀겠다고 난리야.’ 집에 와서 어머니께 (약간은 꾸중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발표력이 없는 것이다. 발표력은 지금도 없습니다. 저는 질문을 거의 하지 않지만 간혹 질문을 하면 선생님께서 성의 있는 답변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1년에 한 두건 정도였는데, 대부분 잊어버리고 우선 2가지 정도가 기억나는데.
 
하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에 ‘왜 (-1) x (-1) = 1 되는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 수리철학의 고전
http://blog.aladin.co.kr/maripkahn/340022
 또 다른 문제는 초등하교 5학년 때, 루트(√)에 관한 질문입니다. 그 당시 선생님께서 “조금 있으면 배우게 돼.”라고 하신 것이 전부입니다.
 
첫 번째 질문에 정확한 답은 2003년 puzzlist님의 댓글을 통해 정확히 알게 되었고 플레밍의 오른손 법치과 왼손 법칙도 함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 대학교 입학 후에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선생님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분의 성함을 모두 기억하는데, 그 친구는 몇 분 기억을 하지 못하더라구요. 저는 기억 못하는 그 친구에게 놀라고, 그 친구는 저에게 놀랐습니다. 나중에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에 이 이야기를 하였더니 제가 비정상이더라구요.

*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은 담임 선생님 중에 계시지 않습니다. 중학교 3년 국어 선생님이십니다. 성함은 강대우 선생님. 저를 특별히 이뻐해 준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의 가치관이 형성될 무렵, 이런 저런 문학이 이야기는 마음에 화인火印을 남겼습니다. 이 선생님의 근황이 궁금하여 인터넷 iloveschool에 가입하기도 하였는데, 무의로 끊났지요. 이 분 때문에 중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가치관에 절대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것은 무엇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워낙 문학적 소질이 없는 관계로 마음속의 이상이었지만. (요즘 방송에서 학교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 마다 학교 선생님 안하길 잘 했지라는 마음이 있기도.) 친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강대우 선생님께서는 작가를 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 학교 선생님이 되셨다고 하였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 아!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계실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jongbeom 2012-11-04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휘경중학교 나오셨나요? 강대우 선생님 기억합니다. 작은키에 중저음의 비교적 굵고 차분한 톤으로 수업하시던.. 성실해보이시고 선생님같았던 선생님이었던것 같아요..

마립간 2012-11-05 07:35   좋아요 0 | URL
네, 휘경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혹시 손종범씨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