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종교 둘러보기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가 어렸을 때 이름이라도 알았던 종교가 4개 있습니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유교. 유교는 신이라고 할 대상이 없어 종교로 생각지도 않았고, 이슬람교는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문화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던 것이 기독교와 불교. 제가 점차 커가면서 몇 종교를 더 알게 되었고, 이들 종교가 서로 엉키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에게 매우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중 몇가지를 이야기하면.

첫번째는 그렇게 서로 적대적인 기독교와 이슬람교에서, 여호와와 알라로 불리우는 신이 같은 신을 지칭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신학적 견해와 이삭과 이스마엘로 이루어진 종족,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이에 대한 적대감을 고려하더라 제게는 실로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두번째는 불교와 힌두교의 관계입니다. 힌두교가 인도에 국한되고, 소를 숭배하고, 카스트 제도의 철학적 원리를 제공하는 종교정도로 생각하고, 반면 불교는 세계적 종교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불교의 상당한 교리, 철학이 힌두교와 공유하고 있습니다. 종교 철학적인 중요성과 신자수로 미루어 생각할 때 힌두교는 가볍게 생각할 종교가 아니었습니다.

세번째는 기독교와 관련된 많은 문화들이 다른 문화에서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산타클로스Santa Claus가 눈썰매를 타는 것은 미국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로 결정된 것은 예수님이 12월 태어난 증거가 있어서가 아니고, 동지에 맞추어 축제를 벌이던 이집트 문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책에 이집트 고대 종교 이야기가 없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리틀 크리스마스로 불리던 예수 탄생 기념일이 다른 달에 몇 일이 더 있었습니다. 점차 12월 25일로 통일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졌습니다.

종교를 이야기할 때 가장 괴로운 점은 종교는 절대 신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데, 종교사가 매우 인간사를 닮았습니다. 이를 사람 중심으로 해석하면, 신은 멀어지고 신이 멀어진 종교가 종교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멀리 놓고 생각하려 해도 종교와 종교끼리, 한 종교의 과거와 미래에서 인간이 계속해서 개입되므로 사람을 멀리 놓고 볼 수도 없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저는 무언가 이전에 같지 못한 색다른 견해를 이 책에서 얻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한 종교에 대한 개요만 하더라도 한 권으로 부족할텐데, 얼마 되지 않는 지면위에 여러 종교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런 책에서 색다른 견해를 얻겠다는 저의 생각이 조금 무리였나 봅니다. 위에 언급한 종교 이외에 조로아스터교 등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책의 제목대로 '둘러본다'는 느낌으로 읽는다면 그냥 읽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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