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 민음사 세계시인선 38
E.디킨슨 지음, 강은교 옮김 / 민음사 / 1997년 1월
평점 :
품절


* 기억에 남은 여류 시인

 고등학교 입학시험인 연합고사도 끝났던 중학교 3학년 말로 생각됩니다. 국어책 맨 뒤편에 외국 문학 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국어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제 너희들도 외국 문학 작품을 읽어야 될 때(?)가 되었고 교과서에 몇 편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중학생 정도는 ‘좁은 문’, 고등학생 정도는 ‘파우스트’를 읽어야 된다고 하셨던 기억도 나는군요.)

 지금 기억 남는 작품은 ‘큰 바위 얼굴’, ‘가지 않는 길’ 여류 작가 디킨슨의 어떤 시입니다.
 디킨스의 시의 제목도 정확히 생각나지 않지만 이미지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일몰의 저녁 시간에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데, 이 시간을 노신사에 비유해 긍정적으로 표현했던 시입니다.

 대학생이 되어 이것저것 뒤지다가 여류 작가 디킨슨부터 에밀리 디킨슨라는 이름을 찾았고 언제가 중학교 때 보았던 시를 찾아 읽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한 줄기 빛 비스듬히> 시집을 찾아보았는데,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그 시의 중요도가 떨어져서 인지 이 시집에 제가 찾던 시는 없네요.

 이 시인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녀의 일생 때문입니다.

 문학소녀인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헤어지게 됩니다. (헤어진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남자가 사망한 것이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 이후 그녀는 집 밖으로 외출을 하지 않습니다. 가끔 친구가 놀러와 그녀의 (문학) 작품이 좋으니, 그것을 달라고 해서 세상에 발표하게 됩니다. 그 몇 편은 얼마 안 되는 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 발표작이 됩니다.

 어느 문학 심포지움의 광고를 보고 그곳에 참석하고 싶다는 주체 못할 욕구가 생깁니다. 그녀는 참가하기로 결정했고 그곳에 가던 기차 안에서 맞은 편 좌석의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도 역시 그 심포지움에 참석하는 길이었습니다. 심포지움 동안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있게 되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을 압니다. 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대상이었지요. 남자는 유부남이었습니다.

 그녀는 그 이후로 다시는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위에서 그녀의 사망도 몰랐습니다. 이웃이 그녀의 집을 방문해 보니 그녀는 한참 전에 사망해있었고, 집안에는 문학 작품이 있었습니다.


 이 책의 ‘생애’(p115)에 첫 번째 남자의 이야기는 없고 유부남은 기혼자 목사라고 쓰여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상에는 빛, 낮, 생애, 교제 등이 긍정적이고 어둠, 밤, 죽음, 고독, 허무, 그림자 등은 부정적입니다. 디킨슨은 어둠을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
그것이 올 때면 , 그림자들은 숨을 멈추고 - ’ ‘한 줄기 빛이 비스듬히’ 중에서

 ‘사랑하고 상처받는 것이 사랑하지 않는 것도 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대로 사랑하지 않았던 사람일 확률이 높다. 사랑의 상처가 얼마나 아픈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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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느 여자 분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10-02-03 10:37 
    * 어느 여자 분  Emily Dickson에 관한 글을 쓰고 나니 어떤 여자 분이 생각납니다.  (15년전쯤 이야기) 첫 만남은 그녀가 건물 14층에서 13층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저에게 부축을 해 달라고 부탁을 받은 것입니다. 부축해 드리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편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는데, 그녀는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많아 타지를 못했고 더 이상 기다리기 싫다고 하였습니다. 
 
 
마립간 2010-02-0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 제목 아시는 분 계세요?

hryeom 2013-05-3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에밀리 디킨슨
제목 : 귀뚜라미는 울고

마립간 2013-06-01 11: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