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정규직에 대한 기억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 단장은 가족끼리 해결하였습니다. 도배, 기와를 바꾸는 것, 처마 밑 빗물받이와 대문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 등 입니다. (대부분은 어머니가 하시고 나머지 가족들은 조수 역할이나 잔심부름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집수리를 하시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은 가족끼리 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건축에 관련된 전문가(벽돌공이었는지 미장공이었는지 모르겠지만)에게 노임을 확인하러 다니셨습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 당시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업체에 소속되어 있는 건설 노무자와 일용직 노무자의 시간 당 임금을 비교하시더니 너무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연히 정규직(업체에 소속된 건설 기술직 노무자)의 노임이 더 비쌀 것을 생각했는데, 어머니는 ‘비정규직(일용직 기술직 노무자)의 시간당 노임이 더 비싸다.’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적게 일하고 돈을 많이 받는다면 누가 정규직을 하겠냐고.’ 어머니께서는 ‘이 분들은 대개가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비정규직 기술 노무자들은 시간 당 임금은 높아도 일거리가 없을 때가 많기 때문에 노는 날이 많아 한 달 전체로 따지면 정규직보다 수익이 적고, 그렇기 때문에 업체에 취직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하려 한다.’라고 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이해가 될 듯 말 듯 하였고 상당히 오랫동안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이 정규직 보다 높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언제부터 바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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