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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 - 옛 음악인 이야기, 문화의 창 12
송지원 지음 / 태학사 / 2009년 5월
평점 :
* 자기반성 및 안타까움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읽지 않은 책)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언어가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언어에는 많은 인류 문화유산이 있어 언어가 사라진다는 것은 문화가 사라진 것과 동일합니다. 이 책의 소개를 보았을 때 안타깝지만 한편으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하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국어나 국악을 생각할 때 그 느낌은 다양한 언어가 사라지는 세계적인 추세에서 느끼는 것과 동일 할 수 없습니다. 한자와 영어의 영향으로 우리의 토박이말이 사라져가지만 많은 국어 선생님을 비롯한 작가님들이 계셔서 우리말이 사라질 것이라는 걱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국악에 관해서는 어쩐지 박물관의 박제가 되어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제가 국악과 친하다고 해도 KBS 1FM의 국악 프로그램 ‘동창이 밝았느냐’, ‘풍류마을’, ‘흥겨운 한마당’을 가끔 듣는 정도.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 책의 소개에서 ‘왕산악, 우륵, 박연을 제외하고 국악인 누구를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국악인은 누가 있을까?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 음악인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최근 사람까지 포함하면 ‘송만갑’, ‘임방울’, ‘박동진’, ‘김소희’, ‘이은관’, ‘조상현’, ‘공옥진’, ‘김영임’, ‘손심심’, ‘장사익’, ‘박범훈’, ‘황병기’, 국악 실내악단 ‘슬기둥(김영동)’ - 그래도 10명은 넘겼네.
이 책에 28명의 중 낯익은 사람은 정조와 세조를 포함하여 우륵, 김수장, 성현까지 5명, 우륵을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음악시간에 배웠다기보다 국사 시간에 배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예전 방송에서 국악 음반을 만드는데 있어 인프라가 갖추어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 단 하가지 음반 발매에 유리한 점은 인건비를 적게 줘도 되는 인식이 퍼져 있어 인건비가 적게 든다는 것입니다.
국가행사 즉 대통령 취임식, 국경일 기념식 등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결혼식을 포함한 행사에 서양음악만이 사용되고, 새벽이나 한밤중에 라디오나 TV에서만 국악이 방송된다면 결국 박물관과 역사책에 기록된 것으로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담는 음악의 본래의 가치는 상실된 것입니다.
* 밑줄긋기
p19 그녀는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진정한 만남’이라 털어놓았다.
p65 예술적 성취와 생활인으로서의 삶은 늘 병행하기 힘든 것인가 보다.
p72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으니 당장이라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기에 그토록 추운 겨울에 서둘러 제자를 찾았던 것이다.
p109 즐거우나 지나치지 않고 슬프나 비탄에 젖게 하지 않는다.
p133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예술가는 “옛 것과 새 것” 또는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이라는 두 가지 화두 사이에서 고민하도록 강요된다.
cf ; 사진과 그림도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