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vs 군자대도행君子大道行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정문과 후문이 있는데, 집에 등하교할 때 주로 후문으로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3, 4학년 때 쯤 갑자가 후문으로 다니지 말고, 정문으로 등교하라는 이야기가 학교에 떠돌아 다녔습니다. 그 이유가 되었던 것이 바로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큰 길로 다닌다. 얼마 후 후문을 열어 놓는 시간이 줄게 되어 학생들은 점차 정문으로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랬을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하였던 학생들이 정문으로 다니기 시작한 후 군자대도행이란 말은 점차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적인 큰 사람을 뜻하는 군자가 큰 길을 다닌다는 것이 무엇이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한자의 의미가 한 가지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로路가 길이라는 뜻일까? 길을 뜻하는 것에 路와 道가 있는데, 도道는 길이란 뜻 외에 도리란 뜻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문장은 ‘군자란 무릇 큰 도리를 행한다.’가 ‘큰 길을 다닌다.’로 와전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해석에는 반대로, 군자는 큰 길을 다녀야 하는데 후대에 추상적으로 옳고 바른 행동을 한다고 확대 해석되었다는 설명이 많습니다. 글쎄, 아마도 처음부터 도리를 뜻하며 생겨난 말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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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흔 2004-02-0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자대로행'은 공자와 공자의 제자인 '자유'와의 대화 중에 나오는 말입니다. '도'자는 노자 도덕경에서 사용을 하였습니다. 공자보다는 노자가 윗 시대지만 그 당시에는 인정을 받기가 어려웠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합니다. 그러니, '로'자가 맞다고 보아야 합니다. 실지로 공자와 '자유'와의 대화를 보면 이런 내용입니다.
"그 사람은 길을 걸으면 큰 길로만 걷습니다. 그 사람은 사잇길이나 뒷길, 그리고 좁은 길은 걷지 않습니다. 더욱이 길이 아닌 곳은 절대로 걸어가는 일이 없고, 언제나 큰 길을 당당하게 걷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