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 관한 추억

 할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셔서 기억이 없고, 할머니는 대학교 졸업할 때쯤 돌아가셨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후로 저학년 때까지 저는 할머니와 무척 많이 싸웠습니다. 효에 대한 기본적이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할머니와 왜 그렇게 의견 충돌이 많았는지. 지금 돌이켜 보면 제가 잘못 생각한 것도 있고, 할머니가 잘못 생각한 것도 있었습니다. 지금 어른이 된 후 생각 같으면, ‘할머니는 어른이시니까, 어린 제가 져 들어야지.’라고 생각할 텐데. 그 당시 할머니가 논리적으로 잘못된 말씀을 하시면 꼬박꼬박 할머니를 가르치려 했으니까요.

 초등학교 입학 전에 무슨 일이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와 말다툼을 하고, 할머니가 잘못 생각하신 것을 설명했는데, 할머니가 어린 것이 말대답을 한다고 몇 대 저를 때렸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어 잘못은 할머니가 하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저를 때리셔, 저는 할머니를 때리고 했습니다. 이 때 어머니가 저를 말리셨습니다. 저는 저항을 했지만 그 당시 어머니가 저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에기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리 할머니가 잘못 너를 때렸다고 해도 네가 할머니를 때리면 다른 사람들은 너를 욕할 거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시 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한참 후에 아마도 초등학교 2-3 학년이 되서야 그 때 어머니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요즘 이 이야기를 하면 친구나 직장 선배님이 ‘너 상놈이냐, 할머니하고 싸우게.’라고 이야기 합니다.

 할머니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이야기인데, 요즘 자라나는 아이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싸우는 일도 없겠죠. 그렇지만, 살갑게 생각나는 이야기 거리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핵가족이라 함께 사는 경우도 드물고 만혼을 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려운 상대로만 남는 것은 아닌지. (할머니와 싸웠다는 것이 잘했다는 것은 물론 아니고 - 오늘 어떤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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