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양희의 시의 숲을 거닐다 - 시에서 배우는 삶과 사랑
천양희 지음 / 샘터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평균 도서 구입비를 지출하는 저에게 책에 관한 열등감이 있습니다. 바로 문맹文盲 ; 여기서 문맹은 글을 모르는 것이 아니고 문학에 대해 모르는 것을 이르는 말로 제가 지금 만들어 낸 용어입니다.


 문학의 무게에 대해 처음 느꼈던 것은 고등학교 때입니다. 심훈의 <상록수>와 이광수의 <흙>을 읽고 나서의 느낌이 <상록수>보다는 <흙>이 문학적 깊이가 있어보는데, 왜 문학이 깊이가 있었는지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천박한 문학 독서의 수준을 보여 주는 것 같아 쑥스럽습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 입시 준비로 책도 읽지 못하는 상태에서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문학 도서를 읽었을 이유가 없었고, 대학 입학 후 처음 읽은 소설이 강석영씨의 소설 <숲속의 방>이었는데, (지금 줄거리도 생각나지 않고) 재미없었다는 기억만이 있습니다.


 이렇게 문학에 취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효석, 괴테가 천재로 불리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을 포기하고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기에 안절부절... 이런 감정만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이 책은 시기심을 발동시켰습니다. 시도 아름답지만 시에 대한 감상, 시인에 대한 감상도 이렇게 문학적(?)으로 쓸 수 있을까? 심연深淵같은 문학의 깊이가 있다기보다 시골 동네에 있는 크지도 작지 않는 연못의 깊이를 갖은 이야기들. 글쓴이가 시 또는 시인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을 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글들에서 감동이 아기자기하게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보았습니다.


 ‘저저의 말’을 보니 조선일보 <문학의 숲>에 실렸던 글이다. ...... 어! 몇 개 스크랩scrap을 한 것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네루다의 시와 숨결’을 제일 먼저 찾았습니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글과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이 있습니다.


 한 줄이라도 분석만 하지 말고 감상문을 적어보자. ; p 96 문명은 직선이지만 자연은 곡선이듯이 인생의 길도 곡선이다. 끝이 빤히 보이는 직선이라면 무슨 살아갈 맛이 날까?


 인생이 직선이라면 과연 살맛이 없을까? 제가 좋아하는 노래, 임희숙씨가 불렀던 가요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에 다음과 같은 가사가 있습니다.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위로 받고 싶다. 서로를 위로해 주고 곳에 서고 싶다. 시의 끝자락을 붙잡고서라도.


(알라딘 서평단에 뽑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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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7-01-1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언급된 시를 몇 편이나 읽었나? 부끄....
그래도 문학책을 읽으려고 노력해야지.
그리고 별 5개... 오랫만에 제가 5개 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