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生努病死의 비밀이 아니고 저의 생각들

 어렸을 때 생, 로, 병, 사는 분명하게 다른 것이었습니다. 태어남(birth)과 늙음(old, aged), 질병(disease), 죽음(death)은 국어로 보나 한자로 보나 영어로 보나 분명한 단어가 있고 개념도 확실히 구분되었습니다. 그런데 직업적인 것도 있겠지만, 생로병사에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구분이 지어지지 않습니다.

 설명하면, 성냥갑과 같은 직육면체가 있을 경우 앞면이 있지만 직육면체에서 앞면을 따로 떼어낼 수 없습니다. 뒷면도 마찬가지죠. 그렇다면 같은 비유로 삶이 있습니다. 삶의 앞면이 생(birth)입니다. 그리고 뒷면이 죽음입니다.

 그러면, 늙음은 어떨까요. 사람이 삶으로 늙어 갑니다. 즉 사는 것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이며, 삶이 있을 뿐이고 시작에 가까운 부분을 젊다고 하며, 끝 부분에 가까울 때 늙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끝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내일 죽게 된다면, 오늘 늙어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질병은 어떨까요. 우리가 심장병이라고 부른 것은 심장만이 다른 장기organ보다 특별히 나쁜 경우를 말합니다. 나쁘다는 것은 그 장기만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부분만 늙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어느 한 장기만 특별하게 늙으면 질병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심장병이란 심부전(심장기능저하)을 가져오지만, 다른 장기, 폐나 신장 등은 심장에 비해 기능 부전이 덜 하는 상태와 다름 아닌 것이죠. 늙었다는 것은 전신 즉 모든 장기가 골고루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장기가 특별히 먼저 망가지지 않고, 다 함께 망가지면, 사망원인을 노화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삶은 생로병사의 합쳐진 형태이지 각각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내 달음질하고 있습니다. 그 끝은 내일이 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다들 이렇게 말합니다. ‘어제까지 건강했다고요.’ 그러면 태어날 때부터 몇 세부터 아프기 시작한다고 꼬리표를 달고 나오나요. 우리는 항상 살아 감으로 해서, 늙어가며, 병들어 가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결론에 까지 이르면, 오늘 하루가 매우 소중하고, 축복받았다고 생각 들지 않습니까? (live = age = get disease =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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