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書齋雜記 180418

 

길 위의 노래

 

선비는 진퇴를 결정하기에 앞서 반드시 나의 진퇴가 의리에 부합하는지, 나의 진퇴로 말미암아 도를 실현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벼슬에서 물러났다 해서 현명한 것도, 벼슬에 나갔다 해서 의심스러운 것도 아니요, 은거한다 해서 고상한 것도, 세상에 나와 이름을 떨쳤다고 해서 구차해지는 것도 아니다.

 

간교한 신하가 보다 큰 이익을 탐하여 벼슬을 사양하는 체하며 임금의 마음을 얻는 일도 있고, 가짜 선비가 명성을 얻고자 은거하는 체하며 궁벽한 곳으로 몸을 숨기는 일도 있다. 이보다 더욱 심한 자는 재주도 없고 덕도 없기에 세상에서 버림받은 처지이면서 스스로 궁벽한 곳에 은거한다 하고, 스스로 뭔가를 이룰 만한 능력은 조금도 없으면서 남이 이룬 일에 대해서는 미주알고주알 흠을 잡으며, 주위 사람들에게는 오만한 태도로 이렇게 말한다. "나 역시 세상을 버리고 은거하는 사람이다!"

 

翰林 山房이라는 書齋 이름에 麻立干이라는 별명을 쓰니, 行色淺薄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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