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없이 도는 표면장력 프로펠러 [제 519 호/2006-11-03]
“현민이 집에 안 가고 뭐하고 있니?”
“아, 선생님. 비가 오는데 우산을 안 가져와서요, 엄마가 오시길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 그런데 뭘 그렇게 자세히 보고 있어?”
“빗방울이요.”
“빗방울? 빗방울이 왜?”
“저 잎사귀에 떨어지는 비를 보면 그냥 흘러내리는 게 아니고 둥글둥글 뭉쳐서 흘러내려요. 참 신기하죠?”
“아~그렇구나. 그건 표면장력 때문이야.”
“표면장력이요? 그게 뭔가요?”
“모든 액체 분자는 표면을 최소화하려는 성질이 있어. 특히 표면에 있는 액체 분자들은 공기와 닿아 있어서 옆의 분자들을 그만큼 더 세게 끌어당기게 되는데, 이렇게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표면장력이라고 해. 그래서 물분자끼리 뭉쳐 둥근 모양이 되는 거란다.”
“그렇구나. 아침에 풀잎에 맺히는 이슬이 둥글게 맺히는 것도 그래서군요?”
“맞아. 표면장력 때문에 물 표면은 꽤 질긴 막처럼 변하지. 소금쟁이가 물위를 미끄러져 갈 수 있는 것도, 컵에 가득 채운 물 표면이 위로 볼록하게 솟아오르는 것도 표면장력 때문이란다.”
“이야~표면장력이라는 게 어려운 얘기인 줄 알았는데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네요?”
“그렇지? 그럼 엄마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이 재밌는 걸 하나 보여줄까?”

[실험방법]
준비물 : 거름종이, 에탄올, 수정액, 가위, 수조(또는 물을 담을 수 있는 넓은 그릇)

1. 거름종이를 프로펠러 모양으로 오린다. (일반 종이보다 물에 젖었을 때 더 질긴 기름종이가 실험하기 좋다. 집에서 커피 거르는 용지를 사용하면 된다.)
2. 수정액을 프로펠러 날개의 한쪽 변에 골고루 바른다.
3. 거름종이에 에탄올을 떨어뜨려 적신다. (에탄올은 약국에서 소독용 알코올을 구하면 된다.)
4. 수조의 물 위에 프로펠러를 띄운 뒤 움직임을 관찰한다.
※ 반복실험을 할 때는 사용한 물은 버리고 새로 담아 사용한다.

“우와! 프로펠러가 빙글빙글 막 돌아가요.”
“그래,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정말 어떻게 돌아가는 거죠? 그냥 물 위에 띄워놓은 건데 마술 같아요.”
“하하.. 이건 액체에 따라 표면장력의 크기가 차이나기 때문이란다. 물은 72.75mN/m, 에탄올은 22.3mN/m, 액체 중에 수은의 표면장력이 가장 세서 487mN/m이야. 또 표면장력은 액체와 닿은 표면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데, 가령 물은 기름과 만나면 표면장력이 커지지.”
“와~ 표면장력이 다 똑같은 게 아니네요.”
“그래, 프로펠러 모양의 거름종이에 에탄올을 떨어뜨려 적시면 수정액을 묻힌 부분은 에탄올이 스며들지 못하겠지? 에탄올과 물이 만나는 부분의 표면장력보다 수정액과 물이 만나는 부분의 표면장력이 더 세단다. 그래서 수정액이 묻은 부분의 표면장력이 에탄올이 묻은 반대편보다 세서 그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이 작용해 프로펠러가 돌게 되는 거란다.”
“표면장력이라는 게 무슨 힘이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프로펠러를 돌릴 수 있을 정도의 힘이라니 정말 놀라운데요?”
“그렇지? 때로는 표면장력을 줄이는 게 우리 생활에서 도움이 되기도 한단다. 표면장력이 크면 다른 물질과 섞이는 것을 방해하거든. 예를 들면 비누는 물과 결합하는 부분과 기름과 결합하는 부분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어서 물 속에 들어갔을 때 물의 표면장력을 약하게 해 주고 물분자가 기름 분자를 끌어당기게 도와주지. 그래서 더러운 때를 씻어주는 거란다.”
“우리가 매일 쓰는 비누에도 그런 비밀이 숨어있었군요. 정말 주변을 둘러보면 그냥 생긴 게 없네요.”

“현민아!”
“아, 엄마다! 선생님 오늘 감사합니다! 집에 가서 비누로 씻으면서 표면장력에 대해 복습할께요!”
“하하, 녀석. 그래 잘 가라!”(글 : 과학향기 편집부)



※표면장력의 활용
1. 식물이 물관을 통해 물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힘 중 하나는 표면장력이다. 표면장력이 없다면 식물은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2. 맥주컵이 깨끗하지 않으면 맥주 거품의 표면장력이 약해져 거품이 잘 생기지 않는다. 표면장력은 표면이 깨끗하면 커지고, 더러우면 작아지기 때문이다.
3. 비누방울 놀이는 물의 표면장력을 높인 결과다. 표면장력을 극대화하면 사람 크기보다 더 큰 비누방울도 만들 수 있다.
4. 낚시에서 사용하는 찌는 표면장력 때문에 수직으로 선다. 찌는 위가 뚜껍고 아래는 좁은 형태로 되어있는데, 물이 찌와 닿는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찌를 세우는 방향으로 표면장력을 작용하기 때문이다.
5. 방수천은 표면장력을 높여 물이 스며들지 못하도록 만든다. 물분자 하나의 크기는 방수천에 나있는 구멍보다 작지만 표면작력 때문에 물분자끼리 뭉치기 때문에 통과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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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0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동영상이었음 더 좋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