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 2
이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작가의 데뷔 때부터 작품을 보아온 나로서는 우스운 얘기지만, 아직도 작가가 새내기처럼 풋풋하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사실 작가의 데뷔때로부터도 시간이 꽤 흘렀고, 작가는 이미 상급생의 반열에 들어섰으니, 새삼 세월을 느끼면서 놀라는 게 나의 몫이 되어버렸다.

1권보다는 작품의 속 내용을 더 보여줬기 때문에 좀 더 진지해 보이고 좀 더 호기심을 갖춰 놓았다.  아직 제목처럼 '절정'에 이른 단계는 아니지만 내용은 더 지켜볼 여지를 충분히 남겨주었다.

이번 이야기에서 감탄에 감탄을 한 것은, 그림이 미칠 만큼 예뻤다는 것이다.  조각같은 몸매의 주인공들로 설정되어 있으니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작가의 그림이 설정처럼 멋지거나 예쁘거나 혹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내가 놀란 것은 명암의 사용 때문인데, 얼굴의 그늘과, 뼈와 근육의 명암을 스크린 톤으로 매우 섬세하게 그려넣었다.(아마도 요새 작업은 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컴퓨터로 했을 테니까...)

그리고 인물의 포즈나, 손가락의 마디, 바지의 주름 등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의 그림도 매우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조금도 대충 그린 느낌이 없었다.  박희정같은 '자연'이 느낌은 아니지만, 일본의 야자와 아이 같은 감각을 보여줬달까. (물론, 아직까진 야자와 아이가 훨씬 고수지만. ^^;;;)

간혹, 머리는 너무 작고 몸은 너무 모델처럼 쭉 빠져서 기형으로 보일 만큼 상체가 길어보이기도 한다.(당연히 다리도 엄청 길다.)  그런 부분이 종종 걸리긴 하지만, 대체로 그림은 완벽하다 싶을 만큼 잘 그려놓았다.

남은 건 스토리인데, 남남 커플의 이야기를 라가와 마리모처럼 절절한 이야기로 진행될 것 같진 않다.  그렇진 않더라도 아마 최대한 '쿨'하게 그리고 최대한 '섹시하게'가 작가의 목표는 아닐까 싶은데, 볼 거리 이상의 깊이와 감동을 위해서도 애써주었으면 한다.  (물론 작가는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원래 독자는 욕심쟁이다.)

연재물이라 다음권 출간에 일정 시간이 걸리지만, 그건 일정시간을 기다리면 다음 이야기가 나온다는 뜻이므로 오히려 기다리기 좋다.  작가에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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