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B Comic Mook 01 - 셋이 읽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 밥이야기 열아홉편 Comic mook 1
석정현 외 19인 지음 / 거북이북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많이 들어본 말인데 무슨 뜻인가 했다.  magagine+book=mook

 과거 애독했던 "오즈"는 왜 무크지가 아닌가 했는데 정기간행물이었기 때문이었다.(너무 일찍 폐간되긴 했지만..ㅠ.ㅠ)

처음 이 책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십시일반과 사이시옷을 떠올렸다.  '인권'을 주제로 한 무크지. 게다가 만화를 도구로 사용했으니 비슷하게 느껴질 법 했다.

그렇지만 작품을 들여다보니 성격이 많이 달랐다.  일단 이쪽 "밥"은 주제는 하나라지만, 그 소재를 사용하는 폭은 훨씬 넓어서 일단 응집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좀 엽기적이고 기괴한 내용들이 많이 있어서 내 취향엔 그닥 편하지 않았다.  너무 짧은 페이지도 작가의 의도를 다 펼쳐놓기는 부족한 것처럼 보였다.

인척 아닌 척 곳곳에 들어가 있는 광고는, 잡지의 광고처럼 뻔뻔하진 않았지만 은근히 사정 좀 봐 줘....하는 느낌도 들었다.  요새 음반업계가 너무 힘이 드는 것처럼 이미 90년대 말부터 직격탄을 맞고 휘청대던 만화계의 현재가 보이는 것 같아 나는 안쓰럽기까지 했다.(사실, 요새 대한민국 모든 분야가 다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철망바닥"이었는데, 박인하씨가 원안을 제공하고 최호철씨가 그린 작품이다.  한동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혼자 살다가 개에게 물려죽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그 안에 계급과 계층, 소외, 비정규직, 그리고 생존의 문제가 담겨 있었다.  그림이라고 하는 서사적 매체를 통해서 보니 더 안타까운 마음이 커졌다.

이건 아무래도 나의 취향의 문제이거나 혹은 집착일 수도 있겠는데, 십시일반이나 사이시옷 같은 작품은 다루고 있는 주제의 심각성과 무게 때문인지 내게는 너무 잘 산 책!으로 느껴졌는데, 상대적으로 많이 가벼운 주제를 다룬(밥이 갖는 상징성은 결코 작은 게 아니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을 고려할 때) 이 책은 내가 제공한 책의 정가에 대해서 충분한 보상이 따랐는가 조금 고민이 되었다.  1권이 반응이 좋아야 2권, 3권... 연이어 정기독자가 될 텐데, 내게 있어 2권은 아직 유보상태다.  좀 더 무르익기를 기다릴 것인지, 여기서 손 뗄 것인지...

오늘은 고마운 지인에게 책을 보내주고 싶었는데, 책도장이 안찍힌 책을 고르려니 당장 눈에 띄는 게 없어서 "십시일반"을 같이 보냈다.  그래놓고 내게 비어버린 책의 자리가 어쩐지 허전해서 다시 구매할까 생각할 때, 이 책 "bob"이 도착했다.  내게는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인 듯.

다음에 나올 2호에선 좀 더 선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별 셋 가려다가 슬그머니 별 넷을 찍어본다.

그래도 우리 만화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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