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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이야기 - 동시인.동화작가.그림작가 65명이 모여 쓰고 그린
한뼘작가들 지음 / 별숲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65명의 동시인, 동화작가, 그림작가가 모여서 쓰고 그린 세월호 이야기다. 너무나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고, 대형사고가 툭툭 터지는 대한민국인지라 이 정도 규모의 재앙도 이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사례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금이야 메르스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중이라지만, 그 직전에도 체감되는 세월호 온도는 낮았다. 중국에서 침몰한 유람선을 보며 다시금 세월호를 생각해 본다. 참 아픈 이름이다.
사람은 배가 아니다.
김하늘 글/박희경 그림
배는 침몰할 수 있다
물건이라서
사람은 침몰할 수 없다
생명이라서
배가 침몰했다고
사람까지 가라앉으면 안 된다
배는 바다가 삼켰어도
사람은
사람이 가라앉혔다
배를 삼킨 바다는 가만있어도
사람은 가만있으면 안 된다
배는 천천히 건져도
사람은 늦으면 안 된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 배가 침몰했다고 사람까지 가라앉으면 안 돼지.
배는 천천히 건져도 사람은 늦으면 안 되었던 거지.
포기하는 건 더더욱 아니될 말!!!
이목이 용 되던 날
홍승희 글/그림
(...)
이목은 놀랐다. 그것은 눈물이었다. 천년 동안 한 번도 흘려 본 적이 없었던, 눈물은 곧바로 동그랗게 굳어 여의주가 되었다.
"슬픔에는 놀라운 힘이 있구나."
여의주를 입에 문 이목은 온몸에 하얀 비늘이 돋아 달빛 아래 빛이 났다. 백룡이 휘휘 바닷물 회오리를 쳐서 넋들을 등에 태웠다. 그리고 천천히 하늘로 올랐다.
이무기도 함께 울다가 용이 되었는데, 어찌 그 슬픔을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눈물이 공감의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억지로 흘리는 눈물에 진심이 없다는 것 정도는 누구라도 알아챌 수 있다. 대한민국호에 구멍난 건 아닐까 참으로 불안한 나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