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위대한 여행
앨리스 로버츠 지음, 진주현 옮김 / 책과함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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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남자 아이들은 마을의 언저리에서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갖고 놀고 있었다. 다듬은 나뭇가지를 화살을 쏘듯이 멀리 있는 흙더미를 향해 던지는 놀이었다. 이 놀이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테오의 말에 의하면 이렇게 경쟁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전통적인 부시먼의 방식이라고 했다. 부시먼을 연구해 온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부시먼들은 집단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집단끼리도 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57쪽

클릭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유전자를 연구해 온 유전학자들은 이 언어가 수만 년 동안 보전되어 온 것은 우연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클릭 언어는 우연이 아니라 사냥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데 적합한 방법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다만 내가 부시먼들과 직접 사냥에 나서 보니 소곤대는 목소리는 잘 안 들려도 클릭음은 아주 잘 들리는 것은 분명했다. 내 생각에 높은 주파수를 가진 클릭음은 목소리만큼 널리 퍼지지 않기 때문에 사냥을 할 때 사냥감 모르게 사냥꾼끼리 대화를 나누는 데에 아주 적합한 것 같다. 물론 이 가설은 아직까지 전혀 증명된 바 없다.

-61쪽

부시먼의 작은 몸집이 더위를 빨리 식혀 주어 더운 지방에서도 오랜 시간 달릴 수 있게 해 주기는 하지만 사람이라면 모두 다 오래달리기를 할 때에 더위를 식혀 주는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털이 거의 없어 땀을 잘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땀샘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우리는 오래달리기를 하기에 적합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비록 다른 네 발 동물처럼 단거리를 빠른 속도로 달리지는 못하지만 오래달리기만큼은 어느 동물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영장류 중에는 우리처럼 오래달리기를 잘하는 동물이 없다. 훈련을 받은 사람은 말이나 개보다도 장거리 달리기를 더 잘 하니 말이다. (...) 물론 다리가 길면 걷기에도 뛰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발바닥에 있는 스프링과 같은 힘줄 그리고 커다란 엉덩이 근육은 뛰지 않으면 별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사람의 몸은 오래걷기와 오래달리기에 적합하게 진화되어 왔다는 것이다.

-65쪽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는 전 세계인을 불과 몇 개의 계보로 나누기 때문에 내 조상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는 알아낼 수가 없다. 자신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든 참가자들은 인종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것인지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른 ‘인종’끼리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나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인종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볼 때 의미가 없는 개념이다. 이는 특정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공유하는 신체적 특징, 문화, 종교를 단순히 인종이라는 단어로 묶어버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디서 왔다고 생각하든지 간에 실제로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77쪽

우리 인류가 가졌던 ‘원래’ 피부색은 검은색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에 사람들이 햇빛이 적게 내리쬐는 북부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굳이 검은색 피부가 생존에 더 유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따라서 피부색이 옅은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과 똑같이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쩌면 북쪽 지방에서는 오히려 피부색이 옅은 사람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섭취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은 햇빛을 받아 피부에서 비타민D를 생성하기도 한다. 햇빛이 강한 지역이라면 피부색이 검더라도 피부에서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일사량이 적은 북쪽 지방에서는 오히려 피부가 검으면 비타민D 합성에 방해가 되어서 비타민D 결핍이 일어나기 쉽다.
-169쪽

비타민D는 칼슘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이 제대로 합성되지 않아 뼈가 약해져서 구루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구루병에 걸리면 팔다리뼈가 비정상적으로 휘게 되고 골반뼈가 가라앉아 버리기 때문에 여자의 출산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북쪽 지방에 사는 사람의 경우에는 피부색이 점점 더 하얀 쪽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어쩌다가 나타난 하얀 피부색 돌연변이가 오히려 생존에 이점을 주게 된 셈이다. 이런 식으로 유럽인들의 검은색 피부가 점차 하얀색으로 바뀌게 되었을 것이다. 북아시아인들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텐데, 유럽인과는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겼지만 결국은 같은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수렴 진화의 좋은 예이다.
-169쪽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늘 더 ‘정교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한다. 기능주의적․생태학적 해석은 우리가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게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옛날 사람들에게 진짜 중요했던 것은 더 정교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가장 적합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262쪽

최후 빙하기 때의 시베리아 환경은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환경과도 매우 달랐을 것이기 때문에 과연 그 당시의 모습이 어땠을지를 짐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광대한 평원을 상상해 보자. 평원에 자라고 있는 풀은 모두 짧은 풀이었고 나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 속에는 오늘날 우리가 추운 기후와 연관시키곤 하는 순록이나 북극여우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따뜻한 기후와 연관시키곤 하는 치타, 하이에나, 표범 같은 동물도 함께 살고 있었다. 빙하기의 시베리아 환경은 극과 극을 왔다갔다 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은 훨씬 더 추웠고 여름은 심하게 더웠다는 이야기이다.

-265쪽

에벤크족의 인근 마을에 사는 야쿠츠족은 전통적으로 유목과 정착을 병행해 왔다. 그들은 말을 유목하면서 동시에 소를 길렀고 터키 계통의 언어를 사용했다. 야쿠츠족이 남부 시베리아인들처럼 소를 키우고 터키 계통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들이 13~15세기 경에 몽골이 세력을 확장하는 데 밀려서 북쪽으로 이동해 온 사람들임을 의미한다.

-289쪽

에벤크족의 주식이 고기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에게 심장 관련 질환이 널리 퍼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낮다. 이들이 유전적으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일 수도 있고, 활동량이 많고 신진대사가 활발한 것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고위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 결과도 에벤크족의 결과와 비슷한데 오메가3가 많이 들어 있는 생선유를 섭취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여러 부족들이 점차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포기하기 시작하면서 슬프게도 이 지역 사람들의 심장 관련 질병률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대 문명이 만들어 낸 병이라고 여겨지는 심장 질환과 당뇨병은 이렇게 머나먼 북쪽 지방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293쪽

"중국에서 교육 받은 중국인으로서 저 역시 중국인의 조상을 중국에서 찾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거든요. 하지만 과학자로서 저는 과학적 증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합니다. 중국인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어요."

-329쪽

동아시아의 경우 농경의 시작보다 더 먼저 시작된 것이 토기의 사용이다. 1960년대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기는 일본의 조몽 문화에서 사용된 약 1만3000년 전의 조몽 토기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새로운 고고학 자료에 의하면 그 당시에 일본과는 무관하게 러시아의 동쪽 끝자락과 중국 남부 지방에서도 토기가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334쪽

우리가 초기 구석이 유적을 분석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은 4만 년 이상 된 샘플의 연대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히 20세기 초반에 시행된 연대측정의 경우 잘못된 결과를 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354쪽

"사람들은 흔히 빙하기라고 하면 하얗고 험한 얼음으로 뒤덮인 곳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겨울이 추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봄과 여름에는 지금 같이 풀도 자라고 그걸 먹고 사는 동물들도 사방에 많이 돌아다녔을 것입니다. 빙하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인 매머드를 생각해 보세요. 매머드는 하루에 150kg의 풀을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로네 계곡에서 수많은 매머드 뼈를 발견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털코뿔소, 순록, 말을 비롯한 다른 동물도 많이 발견했지요. 그만큼 이 지역에 먹을 것이 풍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겨울은 아주 춥지 않았나요?" 내가 물었다. "추웠지요. 하지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먹을 것과 몸을 덮을 가죽, 불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399쪽

클라이브는 원래 전공이 동물학․생태학이었는데, 거기서 배운 지식을 이용해 구석기 고고학을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했다. 그는 인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석기의 형태가 아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곳의 환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환경과 사회 조직의 변화가 석기와 같은 기술의 변화를 유도한 것이지 그 반대로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문화와 기술의 차이는 결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지능에 있어서의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일 뿐이다.

-412쪽

"최후의 네안데르탈인들은 아주 적은 수가 모여 살았기 때문에 멸종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클라이브는 기후 변화가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주된 원인이라고 믿었다. "지난 25만 년 동안 가장 혹독한 기후가 찾아온 그때가 바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때와 맞아 떨어지지요."
클라이브가 볼 때 네안데르탈인의 멸종과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은 별도의 사건이다. 그 역시 다른 지역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가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423쪽

네안데르탈인은 몸집이 건장하고 팔다리가 짧은데 이는 길쭉하고 팔다리가 긴 현대 호모 사피엔스보다 신체적으로는 추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은 빙하기의 유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현대 호모 사피엔스의 우수한 문화를 가지지 못했다. 어쩌면 네안데르탈인의 몸집 자체가 이미 추위에 잘 적응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은 새로운 문화를 일구어 낼 필요가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추위에 약한 신체구조를 가졌던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더 따뜻한 옷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문화와 기술을 개발해 오히려 유럽의 빙하기 기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424쪽

예술이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었겠지만 고고학자들은 동굴 벽화를 통해 최후 빙하기 시대 사람들에 대해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예술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사회 네트워크가 점점 더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동굴 벽화는 석기 제조 기술의 변천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굴 벽화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옛날 사람들의 사회적․문화적 적응 방식이었던 것이다.
-452쪽

벽화가 그려진 동굴은 어쩌면 빙하기에 같은 집단의 사람들끼리 한곳에 모여 정체성을 확인하는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람들은 여기저기로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했어요." 로블랑쉐가 말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각자의 영역이 있었을 것입니다. 동굴에 벽화를 그려 넣음으로써 여기가 내 땅이라고 표시를 했던 셈이지요. 교회가 마을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옛날에는 동굴이 한 집단의 중심이었을 것입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 한 곳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종교 의식을 치르는 것은 긴 세월동안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교환된 정보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을 수도 있다. 많은 고고학자들은 동굴 벽화가 이러한 ‘정보 교환 시스템’의 일부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마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암각화처럼 말이다.
-452쪽

농경이 시작되면서 식량 자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음식이 그다지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기존에 고고학자들은 농경이 시작되면서부터 사람들의 건강 및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평균 수명과 휴식 시간이 더 늘어났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진실은 이와 정반대였다. 그 당시 사람들의 뼈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농경의 시작과 함께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467쪽

수렵 채집인들과 비교해 볼 때 농부들은 충치가 많았고 키도 작았으며 평균 수명도 짧았다. 뼈에는 각종 외상이 더 흔하게 나타났는데 이로 미루어볼 때 사람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일이 더 잦아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전염병에 더 자주 노출되었다. 빈혈도 흔하게 나타났다. 신석기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 덕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이론은 잘못된 것이었다. 농경의 기원은 우리 조상들의 평균 수명을 단축시켰고 건강 상태를 악화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출생률이 높아지는 바람에 인구가 증가하게 된 것이었다. 고대 마을의 인구수를 추정해 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구석기 시대에는 인구 증가가 매우 더디었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만 하더라도 지구상에는 약 800만 명 정도의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기원후 1800년에 이르러서야 인구가 10억을 넘었다.
-468쪽

미국 정부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다양한 원주민 집단을 분류한 후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서 특혜 혹은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유전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1887년에 할당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원주민들은 원주민 피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에 따라 나뉘게 되었다. 원주민 피가 절반이 안 되는 사람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었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땅은 자연스레 백인들에게 넘어갔다. 미국 정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반드시 원주민 피가 절반 이상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가지고 다니게끔 했다. 예술가들의 경우 정부가 인정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니면, 자신이 만든 예술품에 ‘원주민’이 만든 예술품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지 못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이다.

-482쪽

"곰은 덩치가 크고 정해진 구역에서 살지요. 마치 사람처럼 말이에요. 게다가 곰은 사람처럼 동식물을 모두 먹는 잡식성 동물이에요. 곰은 열매, 뿌리, 곤충, 이외에도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은 물론이고 사슴이나 순록과 같은 큰 동물도 잡아먹습니다. 또한 곰은 물을 좋아해서 해안가에서 잘 살지요. 저는 곰이 해변의 돌 위에서 장난을 치면서 바닷게를 잡아먹는 것을 여러 번 봤어요. 곰이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연어를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고요. 사람 역시 곰이 먹는 것의 대부분을 먹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곰이 살기 적합한 환경에서는 분명 사람도 살기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495쪽

인류의 과거를 찾아 떠난 여행은 나에게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어쩌면 지구 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시 수렵 채집을 하며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5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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