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로 색(color)이 부각되면서 색채심리학을 활용한 ‘컬러 커뮤니케이션’이 기업 마케팅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미국의 유명한 토마토케첩 회사인 하인즈는 보라색과 녹색 토마토케첩을 한정 판매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성공했다. 포르투갈의 제지회사인 레노바는 빨강색과 주황색, 녹색의 두루마리 휴지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에서 대히트를 쳤다.
KAIST 산업디자인학과 석현정 교수는 과학과 공학속의 컬러’라는 주제로 열린 ‘제3회 KI 국제공동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사례를 발표하며 “상식을 뒤집는 의외의 색으로 소비자의 주목을 끌어 전체적인 호감을 샀다”고 설명했다.
컬러 커뮤니케이션은 어른보다는 어린이에게 효과가 높았는데, 지난해 석 교수팀이 초등학생 30명에게 파란색으로 물들인 감자튀김을 보여주며 먹겠느냐고 물어보자 대부분이 ‘재미있다’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주부들은 파란색 감자튀김을 보자마자 ‘속이 거북하다’ ‘이상하다’는 등 거부 반응을 보였다. 석 교수는 “초등학생은 ‘감자튀김은 노르스름한 색’이라는 사실에 학습이 덜 됐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 새로운 색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색깔의 효과를 잘 활용하면 생활 속에서 조금씩 덕을 볼 수도 있다. 잘 보이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배경색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이 좋고, 증명사진을 찍을 때 붉은색보다는 옅은 회색 계열을 배경으로 얼굴을 담으면 인상이 더 부드러워 보인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이라면 갈색 연단보다는 푸른색 벽 앞에서 얘기하는 편이 시청자에게는 더 객관적이고 덜 공격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제 976 호/200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