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 2
강경옥 글.그림 / 팝툰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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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일 것 같지만, 사실은 한국 아이들 이름이다. 이세이, 이세라.  

두 사람이 설희와 어떤 키워드로 묶인 것인지 앞부분 읽을 때 굉장히 궁금했다. 설희의 그 비싼 페라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가 생각할 정도로 시침 뚝 떼고 이야기를 진행했으니까.  

기어이 한국에 온 설희. 이곳에서 자신의 전생과 연관된 누군가를 찾아가는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연결 다리가 세이였다.  

이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혼자 벌어서 자취하고 학교까지 다니는 고학생. 그런 그녀에게 멀고도 가까운 존재 세이는 가수 준비생으로 곧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그 세이가 바로 설희의 꿈에 나타났던 인물과 얼굴이 같다! 같은 사람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지만, 설마 다른 사람인데 출연했을라고?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게 꼭 좋은 인연이란 법은 분명히 없다. 악연일 수도 있는 거니까. 그 전생의 인연 찾아 멀고 먼 한국까지 와 놓고는 말은 참 냉정하게 한다. 설희의 성격은 참 알쏭달쏭이다. 그녀가 갖고 있는 유전적 질병(?) 혹은 능력도 결코 평범치 않지만, 그 거대한 유산의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참으로 희박한 특별이지만, 전생을 찾아 헤매는 현재의 모습과 또 평소 보여주는 엉뚱한 대목들이 다 어우러져 이 아이를 몹시 미스테리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평범한 세라로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경계의 아이.  

그나저나 설희가 2006년도에 스물 셋이었으니까, 2008년도에 스물 다섯이어야 하건만, 작품 속에서는 세이 세라와 동갑인 척 스물 하나로 소개된다. 뭔가 의도된 접근이어서 부러 나이를 속인 것인지. 아님 작품 속 시간에 어떤 꼬임이 있는 것인지 아직은 판단이 힘들다.  



그녀가 자신의 말마따나 마흔까지만 살 수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살아있는 현재 그녀의 인연을, 그토록 궁금해하는 꿈속의 그 사람을 꼭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꿈의 내용대로라면 전생에서의 인연은 너무도 애틋하고 절절한 인연일 것 같은데, 그게 현실속 세이인지는 알 수도 없고, 분위기가 일단 너무 다르다. 세이는 미운 것 하나 없이 참 예쁘고 좋은 녀석인 듯 보이지만 우유부단하고 경계가 좀 없고 열정도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앞으로의 변화는 알 수 없지만. 

작품 후기가 재밌었다. 작가님은 원래 2편 내용을 먼저 그렸었단다. 그러니까 2003년에. 연재를 준비하던 잡지가 창간을 못해서 무산되어버린 케이스. 그러다가 5년 만에 다시 나오게 된 게 설희다. 참으로 오래 묵혔구나ㅠ.ㅠ 

등장 인물들의 생김새에 변화가 있었는데, 내 눈에 익숙하기도 하거니와 먼저 봤다는 이유로도 그렇지만 작품의 분위기상 지금 진행시키고 있는 인물들의 생김새가 더 적합하다고 느껴진다. 세이의 경우는 앞서 캐릭터가 더 연예인스럽기는 했지만, 그 아이의 성품과 성격을 감안한다면 지금 설정이 더 어울린다고 본다.  

다음 권은 3월 출간 예정이다. 그래도 연재물인 덕분에 일정 시간만 견디면(버티면!) 다음 책이 나온다는 것은 꽤나 반가운 일이다. 팝툰이 어떤 책인가 했더니 씨네21에서 출간했다고 나온다. 그러니까 한겨레에서 책임지고 낸다는 소리? 팝툰에서 출간된 다른 책들이 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잡지니까 분명 더 있을 듯하다. 어쩐지 지레 짐작으로 먼저 신뢰가 기울기도 하니까.  

작품 속 페라리가 참 멋져보였는데 실물은 훨씬 근사할 게다. 그런 고가품을 살 능력은 없지만, 그런 차에 침흘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 이해가 갈 듯하다. 어제 본 레몬색 미니 쿠퍼가 나도 참 어른거렸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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