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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벼락 ㅣ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평점 :
똥떡도 그랬지만 도깨비 나오고 똥 얘기 나오는 옛 이야기가, 왜 이리 즐거운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읽으면 더럽다고 코를 움켜쥐면서도 마구 좋아하지 않을까?
30년 머슴살이 새경으로 풀한포기 자라지 않는 돌밭은 내준 욕심 사나운 김부자!
그럼에도 돌쇠 아버지는 그 땅을 정성껏 일군다. 처음부터 거름진 땅이 어디 있겠냐며!
손에 피가 맺히도록 돌을 캐내었지만, 밭에 줄 거름이 부족했다. 그래서 귀하게 받들어 모시게 된 똥!
실제로 시골에서 농사 짓는 집은 남의 집에서 똥을 싸지 않는다고 들었다. 아까워서 반드시 집에 와서 똥을 싸야 한다고!
어느 날 잔치집에서 그만 신호가 와버린 돌쇠 아부지!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왔지만 역부족!
결국 산 중턱에서 일을 해결본다. 그러다가 엮이게 된 도깨비와의 인연!
돌쇠 아부지를 가엾게 여겨 김부자네 똥더미를 선물로 내준 훈훈한 도깨비^^;;;
덕분에 농사도 잘 짓게 되어 마냥 행복했던 돌쇠 아버지는, 그 밭에서 금가락지 하나를 주으면서 일이 꼬인다. 욕심 사나운 김부자가 선을 악으로 갚아버린 것!
이후 펼쳐지는 도깨비의 스펙터클한 복수 한 판이 바로 똥벼락 되시겠다!
무지 웃기고 재밌는데, 화가 선생님은 줄줄이 이어지는 구성진(!) 똥자락을 계속 그리실 때 많이 힘드셨을 것 같기도^^;;;;
몽골에서는 소똥과 말똥이 취사, 난방용 연료로 쓰인다고 한다. 건조한 그 나라에선 이틀이 지나면 똥이 딱딱하게 굳어서 그냥 주워오면 된다. 그걸 여름 내내 모아다가 겨울 내내 써야 한다. 요게 화력도 좋고 꽤 쓸만하다는 것.
우리나라는 습기가 많으니 그런 용도로는 못 쓰더라도 농사용 거름 더미로는 아직도 유용할 터인데, 지금도 시골에서 똥을 거름으로 쓰는지 모르겠다. 유기농법은 이렇게 쓰려나? 그저 자연 그대로가 최고인 것을, 욕심을 지혜로 착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여 깨달음을 얻어야 할 텐데 말이다. 멜라민을 떠로려도 그렇고,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저 세상으로) 가는 미련한 사람들이 우리네 모습이다.
즐겁고 유쾌하게 읽고 한바탕 크게 웃어보고 깨달음도 얻어가는 유익한 책이다. 똥벼락 떨어지기 전에 욕심은 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