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17
김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바람의 나라가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기사에 흥분되어서, 오랜만에 바람의 나라를 읽었다.

작년에 뮤지컬로 한차례 열병을 앓은 뒤, 온라인 결제를 통해서 바람의 나라를 접할 수 있었다.

단행본으로는 모두가 품절이고 절판인 까닭에 헌책방을 이용하지 않고는 구할 수가 없었고,

나로서는 시공사 단행본으로 16권까지, 그리고 건너 뛰어서 22권만을 갖고 있는데 그 책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해서, WE6에서 결제를 해놓고 지난 9월 이후 통 보지를 못했다.  6개월 만에, 다시 바람의 나라 애정 모드다. ^^

십년도 넘는 기간 동안의 장기 연재였는데, 그 사이 잡지사 폐간도 있었고, 단행본을 내는 회사가 만화사업을 그만둔 탓에 또 멈춰지고, 드라마는 제작되려다가 선수를 빼앗기며 법정 싸움까지 갔었고, 정말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그럼에도, 팬들의 애정은 멈추지 않는다.  내가 아는 가장 오래된 팬모임은, 한달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을 십년 이상 지속하고 있다.  그들은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중요한 순간순간을 같이 보내면서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탓에 '팬심'이 아닌 '가족애'로 뭉친 것처럼도 보였다.

아무튼, 그렇게 매니아 군단을 거느린 김진 작가의 대표작 바람의 나라.  늘 머리 속에 담고 살지는 않지만, 한번씩 기회가 될 때마다 감성을 자극하며 내 마음을 울리곤 한다.

비류에 숨어들어간 호동왕자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음모와 계략이 펼쳐지고 곳곳에서 피냄새가 진동을 했다.  뮤지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또 주제시 되었던 그 문장, "가야할 곳은 부도다!"가 등장한 게 이번 이야기이기도 하다. 

호동은 아버지와 자신이 걸어가는 길이 다름을 명백히 인식하고 있다.  아버지는 나약하고 우유부단한 자신을 향해 한심하다고 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가는 길은 한심할 수 없다고 못 박는 호동은 이제 어린 시절 울보 꼬맹이가 아니다.  한없이 크고 무서운 아버지지만, 그 아버지와 지향하는 부도가 다름을 호동은 부인하지 않는다.  가야할 곳이 다르다면, 달리 가야함을 숙명처럼 아는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와 아들의 殺을 바라보는 새타니와 해명의 마음은 아프다.  알면서도 보아야 하고, 알면서도 막을 길이 없다.  정해진 끝을 걸어가는 부자를 보면서도 그들은 희망을 놓을 수가 없다.  그 끝이 절망임을 안다 할지라도...

여전히 어두운 그림체는 내 눈에 잘 익숙해지지 않는다.  한데 뭉쳐진 듯한 느낌의 거친 배경 그림들은 언제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고, 어떤 대사들은 누가 하는 말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고, 긴 호흡의 이야기를 따라가기 바쁠 때가 많지만, 그래도 언제나 최고의 작품이라고 손 꼽는 데에 주저함이 없다.

드라마 방영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뮤지컬 재공연은 얼마 안 남았다.  나의 러브모드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다.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우맘 2007-03-2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개를 갸웃하면서 자꾸 자꾸 다시 읽게 만들죠~~~
마노아님 덕분에 저역시 다시 러브 모드로 돌입하게 될 듯!^^

마노아 2007-03-22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헤헷, 팬심은 위대해요^^ 우리 같이 불타올라요^^

아키타이프 2007-04-13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22권까지 있답니다. 1-9권까지는 육영재단에서 출판할걸로 보관중이지요. 세월이 벌써 15년쯤 됐죠? 가끔 1,2권들 보면 세월의 냄새가 진하게 배여 나더라구요.

마노아 2007-04-1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앞의 권은 육영 책으로 있는데 시공사 책을 16권까지밖에 못 모았어요. 너무 후회되어요ㅠ.ㅠ 그리고서 22권만 달랑 있답니다^^;;; 이번에 다시 출간된다고 하니 너무 기뻐요. 짝이 안 맞는 것이 안습이지만요. 정말 장수 작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