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음, 큰 행복' 아름다운 세상 만들어요
[SBS TV 2007-03-06 22:05]    
<8뉴스>

<앵커>

하지만 우리사회 이렇게 안타깝고, 기막히고 그리고 무서운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니죠. 아직까지는 이웃간의 정이 있고 또 살만한 곳이라는 사실 혹시 잊고 계신 것은 아닌가 해서 저희가 실험을 하나 해봤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 평균 차량 5만 대가 통행하는 남산 1호 터널. 

2천 원의 혼잡 통행료를 받는 이 곳에서 앞차가 얼굴도 모르는 뒷차 운전자의 요금을 대신 내줬습니다.

[징수원 : 손님, 앞 차에서 계산하셨거든요.]

[모르는 차인데...혹시 뒷차 아니예요?]

[일행 아닌데...]

[저 차가요? 왜?]

[그럴수가 있어요?]

대체로 의아하다는 반응들이었는데 불쾌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 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왜 이유없이 내가 왜 그걸 받아야돼?]

이번에는 앞차가 요금을 내주고 간 사실과 함께 그 이유까지 설명했습니다.

[징수원 : 손님 앞 차에서 주말이라 기분이 좋으시다고 요금 내주고 가셨거든요? 그냥 통행하시면 됩니다.]

[아, 그래요? 예...]

[아, 진짜요? 감사합니다.]

앞차가 요금을 내준 이유를 이해한 몇몇 운전자는 뒷차 요금을 선뜻 내줍니다.

[나도 뒷차 내줘야지 그럼...]

이번에는 앞차가 요금을 대신 내준 이유를 설명한 뒤, 당신도 뒷차 요금을 내 줄 의향이 있는지를 함께 물어봤습니다.

[징수원 :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라 앞차분께서 고객님 요금을 내주고 가셨어요. 그냥 가셔도 되고요. 기분이 좋으시면 고객님, 뒷차 요금을 계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세요.]

앞차의 호의를 받은 60명의 운전자 가운데 뒤차 요금을 내준 경우는 네 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 사회가 낯선 제 3자의 호의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남의 호의를 받을 때 그것이 친절이나 호의로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1차적으로 어떤 의도가 있던지, 이것이 뭔가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사실은 타인에 대한 경계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실험은 그러나 남에게 베푸는 작은 선의의 물방울 하나가 사회 전체를 바꾸는 '아름다운 릴레이'가 될 수 있음을 함께 보여줬습니다.

[이강욱/서울시 마포 : 내가 내는 거라 똑같은데 그것을 토스, 토스 토스 해준다면 기분이 좋은거죠...]

[임문선/경기도 성남 : 너무 너무 상쾌합니다. 미안하고요]

[장영희/서강대 영문학과 교수 : 결과적으로 보면 내가 그냥 내 것을 낸 것이지만 모든 사람이 그것 때문에 행복해진다면 나도 행복하고 뒤에 오는 사람 행복하고 그러면 정말 그것도 아주 작은 일이지만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힘, 그 자체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송인호 songs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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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3-06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저런 종류의 친절이 퍼지고 퍼져서 모두가 행복한 마음을 갖게 되었더라...란 내용이었다.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친절'에도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되는 우리 사회 모습이 안타깝다. '이유'를 알지 못한다면 나 역시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될 것 같다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