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절판


왜 아이들은 한쪽 부모가 아낌없이 주는 것을 당연시하면서 다른 쪽 부모는 조금만 잘해 주어도 황송해 하는 걸까요?

아마 우리 아버지 말이 맞나 봅니다. 엄마 아들이나 아빠 아들 중 하나는 될 수 있어도 둘 다는 될 수 없다는 얘기 말이에요. 그래서 내게서 멀어져 가려는 쪽에 매달렸나 봅니다.-52쪽

"엄마를 창피해하는 아이는 말이다."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 거야."

-124쪽

"엄마, 언제라도 학교로 돌아갈 수 있어요."

이번에는 더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어머니는 딱 한 마디 더 하더니 전화를 끊더군요.

"어딘가로 돌아간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야."

무슨 짓을 했어도 그때보다 어머니를 더 실망시킬 수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173쪽

"엄마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못했잖아요."

어머니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군요.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했어."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난 엄마였단다."-175-176쪽

한번은 등산을 많이 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우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디ㅏ. 왜냐하면 올라갈 때는 정상에 도달하는 데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내려오는 길은 인간 본성과의 싸움이랍니다. 올라갈 때와 똑같은 정도로 조심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186

아버지는 나를 남과 다르게 만드는 데 너무 노력을 기울인 나머지, 내가 남들과 똑같아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185쪽

어머니에 대해서 한 이야기 중 최악의 것은 "네 어머니는 냉정한 사람이다"였습니다.
마치 무엇 때문에 헤어졌는지 절대 말하지 않기로 약속한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질문에 대답하면서 시선을 내리깐 사람은 아버지뿐이었죠.-187쪽

어머니와 보낼 수도 있었던 시간들을 한번 세어보세요. 그 시간들이 삶 자체니까요.-196쪽

나는 어머니를 어머니의 부모님이 붙여준 이름인 '폴린'으로 안 적도 없고, 어머니의 친구들이 붙여 준 이름인 '포지'로 안 적도 없습니다. 오직 내가 붙여 준 이름인 '엄마'로 알았을 뿐이지요.-198쪽

나는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엄마 땜에 다 망했어.' 그때부터 나는 벌써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있었던 거죠.-199쪽

나는 차를 한 대 렌트했습니다. 밤새도록 달렸죠. 충격과 슬픔은 뒷자리에, 죄책감은 앞자리에 태우고 말이죠.-225쪽

"너도 가족이 있어, 찰리. 그게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가족이 있단 말이야. 그건 무엇과도 바꿔치기 할 수 없어. 가족에게는 거짓말 할 수 없어. 왔다갔다 하면서 두집 살림을 할 수도 없고. 가족에게 충실해야 그게 가정인 거야."-236쪽

"엄마 아들 할래, 아빠 아들 할래, 칙? 어느 쪽이야?"

"내가 잘못 골랐어요."

내가 속삭였습니다.

어머니는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어린애는 선택을 할 필요가 없어."-241쪽

모든 이야기 뒤에는 항상 어머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의 이야기가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이야기의 시작이기 때문이죠. 이게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였습니다. 내 이야기이기도 하구요.-248쪽

내 이름은 마리아 랭이다.

그러나 그 전의 내 이름은 마리아 베네토였다.

칙 베네토는 내 아버지였다.

그리고 난 내 아버지가 한 말은 다 믿는다.-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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