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학교 안 갈래! 마음과 생각이 크는 책 6
미셸린느 먼디 지음, R. W. 앨리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시절, 가장 가까운 대학교 시절에서 가장 멀리 초등학교, 유치원까지 내려가 보면... 첫날의 기억은 참으로 아득하다.  멀고도 아련하지만, 그래도 그때의 설렘과 또 그때의 두려움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지금도 소심한 편이지만, 더 어렸을 때의 나는 온 세상의 걱정을 이고 사는 편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에 전학을 갔는데, 학교에 불이 나는 바람에 건물을 짓는 동안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했다.  분명 오후반 수업이 맞다고 알고 학교를 갔는데, 가보니 이미 반 아이들이 모두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학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아이들 얼굴을 잘 몰랐던 나는, 그게 다른 반 학생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내가 지각한 줄 알고 어쩔 줄을 몰라서 발을 동동 굴렀다.  다행히 운동장에서 같은 반 학생을 만나고 걱정을 풀었지만....;;;;

그런 식으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어서 걱정을 쌓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았을 때, 처음 학교에 들어갈 때의 그 걱정어리던 모습,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 낯설고, 숙제는 하염 없이 많은 것 같고, 과연 내가 수업을 제대로 따라갈 것인가 걱정하고, 발표를 해도 좋은가, 혹시 내 목소리가 떨리지는 않은가 등등... 온갖 고민 속에 있던 내가 떠올라서 피식! 웃고 말았다.  지금이야 그런 수줍던 때도 있었지... 하고 웃을 수 있지만, 그 무렵의 나는 얼마나 심각했던가... 나 뿐이던가... 많은 이들이 그런 모습으로 자연스레 지금까지 커오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그 첫 마음들에 대한 두려움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지극히 차분한 말투로, 친근한 어조로, 걱정 말라고... 모두가 겪는 과정이라고... 그 마음조차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달래준다.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 과제, 나의 건강 등등등... 한 번쯤 고민할 문제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이야기해 준다.  마지막의 메시지는 또 얼마나 멋지던가.  공부도 알고 보면 재미있는 것이고, 그 학교가 무서운 곳이 아니라 나의 꿈을 향해 달려가게 해주는 고속열차라는 지침.

물론, 과대포장일지도 모른다.  학교라는 공간이 늘 그렇게 장미빛일 리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레 겁먹을 일이 아니라, 나의 장미빛 학창시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고속열차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을 지는 몰라도, 적어도 걸어가는 것보다는 빠를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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