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오백년 3 - 조선야사실록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번 이야기는 내내 세조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조가 얼마나 악랄하게 정적들을 제거했는가의 이야기, 사육신과 생육신, 그 밖에 단종의 시신을 거두었던 사람의 이야기... 단종의 어머니가 세조의 꿈에 나타나 세조를 저주했다는 이야기 등등...

피부병은 조선 왕가의 유전병이었다.  세조의 피부 질환은 그가 저주를 받아 그리 된 것이라고 호사가들이 이야기 삼기 딱 좋은 소재인데, 실상 그가 저주를 받았다 하더라도 아니라고 말하긴 힘들겠다.  여하간, 이야기 중에 세조가 피부병 때문에 목욕을 하는데, 한 아이가 달려와 세조의 때를 말끔히 씻어준 것,  세조가 소문내지 말아라~ 라고 당부하니, 소년이 달려나가며 대꾸한다. "상감께서도 문수보살 만났던 일은 입 밖에 내지 마십시오!"라고.

역시 호사가들이 만들기 좋은 이야기지만, 이 스토리의 구조는 꽤 마음에 든다.

곧 죽어도 양반이랍시고 굶어 죽기까지 허세 부렸던 어느 선비.  그러나 굶기를 밥먹듯 하니 체면도 더는 차릴 수야 차릴 수도 없는 형편.  몰래 숨어 쥐를 잡아 먹던 아내를 다그친 그는 실상을 알고는 더는 양반입네 허세 부리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돈을 벌기로 한다.  그러나 3년 만에 돌아왔을 때 아내는 떠날 때 모습 그대로 미라가 되어 있더라는 이야기.  전혀 다른 분위기지만 조지훈 시인의 "석문"이 떠올라서 좀 더 눈여겨 본 이야기였다.  요기서 나온 건데 '땜전'이란 쪼개진 엽전을 납으로 땜지한 것을 뜻하는 말로 와전된 발음이 '땡전'이라고도 한단다.

스포츠 신문 연재분이어서인지 원래 작가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속 유머를 구사할 때에 성적인 농담을 많이 한다.  눈살 찌푸려질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거의 의무적으로 등장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제 4권 하나만 남았는데 많이 아쉽다.  이야기는 끝도 없이 많이 남아 있을 터인데 작가 분이 더 오래 사셨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마음.

방학 전에 다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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