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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스패밀리 1 - 따스하게 기억되고 싶은 이름들
김희문 글 그림 / 미르출판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포엠툰을 읽고서 많이 실망했던 터라 책을 고를 때 조금 저어됐었다. 이번에도 뻔하디 뻔한 사랑 타령이면 어쩌지?(사랑이 뻔한 게 아니라, 사랑을 표현하는 게 뻔했다.) 시간 아까워서 던지고 싶으면 어쩌지? 괜스레 상업적인 책이라고 욕만 하게 되면 어쩌지? 걱정은 끝도 없었다. 그래도 궁금했다. 일단 읽고서 판단하자고 생각했다. 결과는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흔한 사랑 얘기가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흔한 이별 얘기가 나오지 않아서가 아니라, 작가의 진심이, 진실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사실 사랑 얘기는 조금 그저 그랬지만, 그 후 부모님에 대한 마음과 친구, 삶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이 공감이 갔고, 특히 ‘어머니’에 대해서 표현할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한국인 특유의 그 정서에 깊이 꽂혔던 것이다.
내친 김에 1편과 2편을 다 읽어 내려갔다. 만화라는 장르가 주는 독특한 ‘재미’보다는 에세이 형식의 글에 지루하지 않을 휴식처 같은 그림이 삽입된 느낌이다. 그 속에 내 모습이, 우리의 모습들이 담겨 있어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책의 표지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그다지 낭비하지 않은 여백도 마음에 들었다. 아주 조금 오타가 난 것이 걸렸지만(..;;;;) 그 정도는 정말 오타로서 애교로 넘어가야겠다.
문스 패밀리 홈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무척 정겹고 따뜻한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하늘나라에 간 두 영혼에 대해서 삼가 명복을 빌며, 남겨진 이들이 그들과의 추억을 아픔보다는 즐거움으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또한 이후로도 문스 패밀리의 공간과 그들의 나눔이 아름다운 향기로, 온기로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