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서는 굿즈와 이벤트를 매력적으로 잘 기획하는 것 같다. 오늘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것을 기념하여, 인생네컷을 모티브로 인생네권이라는 이벤트가 공개되었다. 개인적으로 이제까지 인생책을 선택한 경험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한번 선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인생책을 고른다고 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책은 성경이다. 과거에 가장 많이 읽은 책이고, 현재에도 읽고 있는 책이며, 미래에도 계속 읽을 책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제외해도, 우선 떠오르는 책들은 모두 경전이다. 논어와 맹자와 대학과 중용을 여러 번 읽었고, 노자와 장자 그리고 아함경과 수심결 등도 흥미롭게 읽었다. 


  경전을 제외하고 가장 깊게 읽은 분야는 철학 고전들이다. 물론 경전도 철학 고전으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경전을 제외하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실은 서양의 고전보다 동양의 고전을 더 좋아해서, 주자서절요와 심경부주 그리고 성학십도 등을 여러 번 읽었다. 


  하지만 인생책을 공개하는 행위를 대화라는 맥락에서 파악할 때, 경전과 철학 고전은 대화를 어렵게 만들거나 아예 닫아버리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접근하고 읽을 수 있는 책들 중에서 인생네권을 선택해보기로 하였다. 





  나름 균형있게 선택하였다. 사분면을 상하로 구분하면 서양과 동양으로 구분되고, 좌우로 구분하면 글의 분량이 많은 책과 적은 책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저자의 성별까지 고려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선택하고 보니 하나의 성별로만 구성되지는 않았다. 물론, 이러한 구분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들은 모두 기존의 경계와 구분을 무너뜨리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저자의 마음과 글이 분리되지 않는 책을 좋아하고, 이러한 바탕에서 작가의 마음이 솔직하게 묻어나는 글들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글에서 묻어나는 그들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많은 지점에서 겹쳐지는 책들을 선택하였다. 즉, 정확하게는 개별 작품에 초점을 두기보다 작가에 비중을 두고 선택한 인생네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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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24 10: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벤트 자주 했으면 좋겠네요. 라파엘 님 글 좀 더 읽을 수 있게 말이지요.
<지극히 낮으신>은 제가 아직 읽지 않은 보뱅인데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라파엘 님의 인생 책이라니요.

‘나는 저자의 마음과 글이 분리되지 않는 책을 좋아하고‘ 라는 구절을 보니 라파엘 님이 저를 왜 좋아하시는지 알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4-04-24 10:16   좋아요 3 | URL
정말 흥미로운 이벤트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인생책을 살펴보며, 내가 다음에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도 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다락방님의 인생네권도 궁금합니다~!! 😄

잠자냥 2024-04-24 10:23   좋아요 2 | URL
이런다……..🤣🤣

라파엘 2024-04-24 10:27   좋아요 1 | URL
알라딘 문학 분야의 마스터 잠자냥님의 인생네권도 궁금합니다~!! 😆

햇살과함께 2024-04-24 11:00   좋아요 2 | URL
읽을 책이 쌓이네요.
저도 다락방님 잠자냥님 궁금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방금전에 소포클레스를 보고 오니 성학십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 하세요!!

라파엘 2024-04-24 19:45   좋아요 0 | URL
소포클레스의 작품은 그 자체로 대중성을 갖춘 문학이지만, 성학십도 등 철학 고전들은 배경 지식 없이는 제대로 읽히기 어렵습니다... 😅

공쟝쟝 2024-04-24 19:46   좋아요 1 | URL
독서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동양 사상에 대한 독자층이 살아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도올이라도 집어 넣으세요!! ㅋㅋㅋㅋㅋ

라파엘 2024-04-24 20:01   좋아요 0 | URL
시장 논리에 초연하고, 절박한 마음과도 거리가 멀고... 단지, 쟝님이 이번 기회에 푹 쉬면서 건강해지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공쟝쟝 2024-04-24 20:08   좋아요 1 | URL
네 성학십도는 제가 ㅋㅋㅋㅋ

새파랑 2024-04-24 2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인생 책 네권이 다 성스럽군요~! 저도 깊은강을 넣을까 고민했었는데 ㅋ 2,3,4 다 좋았습니다~!!

라파엘 2024-04-24 21:14   좋아요 1 | URL
작가의 마음에 초점을 두고 네 권을 선택하고 보니, 모두 가톨릭 배경을 지닌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

단발머리 2024-04-25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파엘님의 픽 중에서 도전하라면(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혼자 다짐ㅋㅋㅋ) 당연히 보뱅에서부터 시작해야겠네요.

그리고.... 현재에도 읽고 있는 책이 성경이라는 부분.... 너무 멋있어요!!
요즘에 성경을 멀리하고 있는 1인이 반성하고 갑니다. 이런 이벤트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회개와 감사와 기쁨의 순간이 몰려오네요!

라파엘 2024-04-25 00:52   좋아요 1 | URL
회개와 감사와 기쁨이라니! 알라딘에 단발머리 자매님이 계셔서 신앙적인 대화도 할 수 있고 정말 좋아요. 우리는 언제나 은혜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4-04-28 0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파엘 님의 인생책도 참 마음에 듭니다.^^
알라딘 이벤트 덕분에 이웃님들의 책을 들여다 보며 그 이유를 읽으며 고개 끄덕끄덕...
공감이 가서 저 책들이 더 좋아질 것 같아요.
보뱅 작가는 저도 참 좋아합니다.
<깊은 강>은 얼마 전 읽다가 심적 부담감에 잠깐 덮었네요. 완독할 필요가 있겠군요.
라파엘 님의 인생책이라니...^^
전 인생책을 떠올려 보아도 뭘 골라야 할지?....그래서 척척 인생책을 고르시는 분들이 놀랍고 부럽습니다.
그리고 라파엘 님의 인생 철학책들을 올렸어도 참 괜찮았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암튼 라파엘 님 저도 조용하게 뒤에서 늘 응원드리고 있으니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라파엘 2024-04-28 14:42   좋아요 1 | URL
저는 문학 분야에서 크리스티앙 보뱅과 엔도 슈사쿠의 글이 좋더라고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철학 분야에서도 인생책을 생각해봐야겠네요... 책읽는나무님, 응원해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정말 감사드려요!! 이 세계를 떠날 때 좋은 사람으로 떠날 것만이 아니라 좋은 세계를 떠날 수 있도록, 저 자신과 이웃과 세계를 돌보며 잘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읽는나무님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