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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독일사
제임스 호즈 지음, 박상진 옮김 / 진성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이 책은 약 2천년 동안의 독일 역사에 대해 주요 역사적 사건들의
시대적 맥락과 배경 속에서 가지는 의미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역사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2천년의 독일 역사를 5개 시대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로마제국 식민지 시기(bc.58~526); 메로빙거 왕조와 카롤링거 왕조, 게르마니아 왕국(526~983); 신성로마제국의 십자군 전쟁과 종교개혁(983~1525); 신성로마제국의
분열과 비스마르크의 독일 제국 탄생과 1차 세계 대전 시기(1525~1924);
경제 불황 속에 시작한 2차 세계 대전과 분단, 그리고
재통일 이후의 현재 독일 사회(1924~).
저자는 영국의 역사가와 소설가인 제임스 호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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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의 역사를 간략하게 핵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로마제국의 카이사르에 의해 야만족의 땅이라는 의미의 게르마니아 지역으로 이름 붙여진 현재의 독일 지역은 9세기까지 메로빙거와 카롤링거 왕조를 거치면서 게르만족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게 된다.
9세기 샤를마뉴 대제 이후 독일 프랑크 왕국이 형성되면서 십자군 전쟁
이후 13세기부터 게르만족의 영역인 라인강과 엘베강, 오데르강
지역까지 확대하게 된다.
십자군 전쟁이 끝난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으로 인해 독일 왕국은 여러 개의 지방 공국들로 나뉘어져 선제후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19세기 중후반 비스마르크에 의해 세워진 프로이센 독일 제국은, 비스마르크 이후 동부 융커 귀족의 군대 세력과 서부 산업 세력 사이의 충돌은 독일 국가의 정치적 우경화의 불씨를
남기게 된다. 1차 세계 대전의 결과로 인한 독일 민족의 정체성 경제적 불황은 우경화를 넘어 나치 정당과
히틀러 독재국가로의 출현을 낳게 되고, 결국 전쟁 패망과 분단으로 이어지게 된다.
1990년 이후 갑작스럽게 맞이한 동독과 서독의 통일 작업은 서쪽
지역의 일방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귀결되고 동쪽 지역 인구의 급격한 이탈로 인한 경제적 빈곤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와중에 2010년대 중반 이후 발생한 시리아 난민 수용 문제가 독일 사회의 통합과 경제 문제에 한 차원 더 높은 해결해야할
숙제를 얹게 된 상황이다.
이 책이 가지는 또다른 특징은 역사적 사건이 가지는 의미를 당시 시대적 배경과 맥락에서 해석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9세기까지 중부 유럽의 소위 게르마니아 지역에 살고 있던
다 같은 바이킹의 후예들이지만 확실히 자신들의 정체성이 게르만족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계기가 슬라브언어를 사용하는 슬라브족의 침입 때문이라는
것이거나,
16세기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 운동은 오직 종교 영역에서만 종교
생활과 관련된 개혁이었지 세속적 봉건 정치 체제와 질서는 철저히 유지하는 입장이었다는 사실이다.
19세기 비스마르크가 이룩한 독일 통일과 독일 제국의 성립이 결국
개신교와 카톨릭, 서부 산업 세력과 동부 융커 세력 간의 연합이라는 점이 궁극적으로 1차 세계 대전의 연쇄 참전으로 이끌게 되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들을 열거하자면 몇 가지가 있다:
독일이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산업화를
달성한 시기부터라는 점이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식민지 개척 활동을 보이는 영국을 보면서 받게 되는 자극과
불안감으로부터 위로를 찾기 위해 독일이 군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추구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독일의 문제는 복잡하다는 점이다: 정치적 지형은 극좌파에서부터
네오 나치 극우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여전히 메워지지 않는 동서 지역의 문화와 경제적 차이, 여기에 지난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시리아계의 아랍 난민들 수용
문제까지 사회적 분열 거리들만 많아진 상태라서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독일의 역사를 간략하게 핵심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건들과
그 의미를 설명해주는 역사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