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인간을 말하다 - 권력에 지배당한 권력자들의 이야기
리정 지음, 강란.유주안 옮김 / 제3의공간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당나라 시기의 정치 역사를 통해 절대 권력이 인간과 국가에 미치는 영향과 의미를 철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총 11개의 단원에 걸쳐 권력의 사용에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특징적인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당나라를 건국한 이세민은 정관의 성세를 열었지만 후계자 문제로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저자가 보는 권력 투쟁의 원인은 유가사상의 기반의 통치 체제에서 유가 사상이 권력의 도덕성 자체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통치자가 덕이 없으면 통치자를 바꾸는 것이 유교 사상에 부합되기 때문에, 도덕성이 권력 확보와 유지에 사용되는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장손무기를 통해 황제 권력의 절대성과 불가분의 완전성으로 인한 군주와 신하 사이의 긴장관계가 생기며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감으로 인한 복종과 의심을 낳는 속성이 묘사되고 있다.
아마도 중국 역사를 통틀어 무측천같이 극적인 인생을 살다간 여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될 만큼, 권력지향적이었으나 결국 유가 윤리가 추구하는 부계 질서의 한계에 부딪쳐 좌절하는 모습은 사회 윤리적 규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당나라 최고의 전성기를 만든 당태종의 양귀비와의 만남 후 벌인 암군으로서의 벌인 행적을 통해서, 권력이 인간성을 파괴시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절대 권력의 행위와 심판을 분리하여 규제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저자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이 들게 만든다.
절대 권력은 황제의 것이지만 잠시 대신 빌려서 행사했던 인물들의 모습도 소개된다: 기득권 세력인 권신들, 황제의 최측근인 환관 세력들, 당 말기 등장한 붕당 정치 세력들의 모습을 통해, 권력의 공유불가능한 본질적인 속성으로 인해 공적인 정치 제도가 무너지고 국가의 공적인 이익보다 개인적인 이익이 추구되며 건전한 정치 논쟁이 감정적인 분쟁으로 치달아 극단적인 정치 게임으로 변질되는 모습들이 낱낱이 소개된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당나라의 정치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절대 권력의 속성과 권력이 사회 윤리와 정치 제도에 끼치는 영향을 생생히 알려 주고 있다. 특히, 동서고금의 사상과 철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저자가 해석하는 권력 속성의 본질은 매우 인상적이고 독특하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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