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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가지, 개정판
홍순도 외 지음 / 서교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현재의 중국 문화에 대해 13인의 현직 베이징 특파원이 체험하고 취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7개의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중국인의 기질; 중국 남녀; 뒷골목 문화; 암묵적인
첸구이저 문화; 전통문화와 대중문화, 청년문화; 졸부문화; 한류와 혐한류.
[중국인의 기질]로 구동존이(求同存異)의 가치관, 꽌시, 공개처형과
보복문화, 질투, 이기주의,
지방 차별주의 등을 저자는 열거하고 있다.
[중국남녀] 문화로는 여성파워와 남아선호사상, 성개방
풍조와 불륜과 부패 사이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뒷골목 문화]에서는 명백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적 현상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도덕불감증, 노출증, 배금주의, 실종된 특권층의 모범의식, 동향주의 문화, 과도한 음주와 식도락 문화.
[암묵적인 첸구이저 문화]에서는 각 사회 분야 별로 퍼져 있는 암묵적 관행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연예계, 문화/학술계, 재계, 정계, 관계.
[전통문화와 대중문화, 청년문화]는 전통적인
중국인의 생활 습관과 개방화된 이후 도입된 새로운 문화와 새롭게 발생한 젊은 세대만의 독특한 문화를 말한다: 이름과
숫자, 색상의 선호 문제, 경극이나 전통 차(茶) 대신에 선택되는 다양한 서양 문화, 80년대 이후 세대인 바링허우 세대만이 추구하는 활력적인 창의적인 문화.
[졸부문화]는 개방화 이후에 등장한 일부 졸부들의 몰상식한 행태들을 꼬집고 있다: 사치와 환락, 부패의 한 형태인 해외 부동산 투자, 폐쇄된 교류 형태.
[한류와 혐한류]는 90년대 중반 이후에 생겨난
한류 현상과 이에 대한 반작용인 혐한류 현상을 짚어 보고 있다: 비슷한 동양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중국인의
입장에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흠모와 동경, 그리고 시기와 반감 사이의 이중적인 행태.
전반적으로 이 책은 사회/문화적
현상을 분석하여 설명하기 보다는 현재 시점에서 사회적으로 발생 사건의 내용을 기술하는 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한류’와 관련된 내용들은 귀담아 들을만한
것들이다.
이 책에서 아쉬움이 남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저자가 13명이고
책에 소개된 꼭지(단원)이 52개인데, 어떤 글을 누가 썼는지 구분되어 있지 않다. 한 개 단원이 13명의 저자가 한꺼번에 모여서 집단으로 저작을 하지
않은 이상, 최소한 작성자의 이름을 따로 명시하는 것이 저작권의 법적 인격적인 대우에 맞는다고 생각하다.
둘째, 이 책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내용들이 마치 주로 신문 기사와 성격이 비슷한 1차 자료처럼 다수 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저자의 지인에게 발생한
일이나 사회적 유명인사와의 개인적인 인터뷰 내용은, 마치 아직까지 한번도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제일
처음 소개하는 특종보도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문화평론가 류샤오궁(劉小功), 베이징대학 교수 왕웨이(王衛),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사오다오성(邵道生) 등은 인터넷에서 검색되지 않는 인물들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검색되지 않은 인물이라고 해서 실존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베이징 대학이나 중국사회과학원에 근무하는 교수나 연구원에 대한 연구 활동이나 저서를 인터넷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셋째, 이 책에서 통계 자료 수치를 언급할 때 필요한 작성 기준 년도 대신에 불분명한 ‘현재’나 ‘최근’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주로 언급되는 ‘현재’의 시점은 2013년이고
가장 최근의 통계 자료로 인용되는 자료의 작성 시기는 2012년도임이 확인되지만, 이 책의 발행일은 2018년도로 되어 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혼란스럽게
만들 소지가 있다.
넷째, 자료의 출처나 참고문헌의 소개가 충분하지 않으며 틀린 인용도 눈에 띤다. 이로 인해, 일부 개별적인 사실이나 사건들이 중국인 전체의 습성이
문화를 대표한다는 ‘일반화의 오류’의 사례가 다수 등장한다: 예를 들면, [불륜공화국] 단원에서
‘기자가 알기로도…0.1%에 해당하는 초상류층
중에는 이런 취향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돈이 하늘이다] 단원에서 ‘…중국인의 금전주의적인 성향을 보여준다’는 식의 문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도덕불감증과 노출증] 단원에서, ‘곳간이 차야 백성들이 염치를 안다’라는 문장은 사마천이 지은 사기에 나오는 문장이지만, 사마천이 주장한
것이 아니라 ‘관자’에 나오는 관자의 주장을 ‘관안열전’편에 사마천이 옮겨 적은 것이다.
전반적으로 허술한 면이 눈에 띄어서 아쉽지만, 최근의 중국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