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물리 - 물리의 역사가 과학 개념을 바꿨다! 세상을 바꾼 과학
원정현 지음 / 리베르스쿨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물리학을 중심으로 과학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기술한 과학사 책이다. 이 책은 원래 [세상을 바꾼 과학] 시리즈 중에 물리학의 과학사에 해당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물리학에서 근본적인 바탕이 되면서 동시에 일반 대중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개념과 법칙, 그리고 인물 8가지를 역사적 발전 순으로 기술하고 있다: 자유 낙하 법칙; 관성과 근대 역학; 중력; 광학; 전자기 유도 법칙과 전자기학; 에너지 보존 법칙과 열역학; 코펜하겐 해석과 양자역학; 상대성 이론.

BC 4C 인물인 아리스토 텔레스의 ‘4원소설에서 시작된 우주관은 천동설과 천상계와 지상계로 구분되는 2원 운동론으로 주장되어 중세시대까지 이어지게 된다.

물리적 자연 현상과 원리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근대 역학의 시작은 17C에 활동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로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갈릴레오의 위대한 점은 운동 현상에 대한 수학식을 만들고, 실제 실험을 수행하여 오차를 발견하고, 오차를 줄이기 위해 수식을 수정하는 방식의 근대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했다는 점을 꼽는다.

이런 근대 과학적 방법론은 18C에 활동했던 영국의 아이작 뉴턴에 의해 완성된다. 저작 프린키피아에서 중력의 개념을 이용하여 우주와 물체의 운동에 관한 법칙을 수학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하였는데, 이것은 약 2,000년간 이어져 왔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과 운동론을 모두 깨뜨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빛의 성질을 다루는 광학에서도 20C 양자역학이 출현하기 이전까지 빛의 입자설과 빛의 파동설에 대한 수많은 논박이 이어져 왔었다. 각각의 이론들은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여 설명할 수 있는 현상들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서로 상충되면서도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런 관계는 과학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과거에서부터 자연 현상으로 발견한 자기(磁氣)와 전기(電氣)16C 이후 자연과학과 기술이 합쳐지는 방법론이 채택되면서 수많은 실험으로부터 법칙들이 탄생하게 된다. 19C 제임스 맥스웰의 전기와 자기를 통합한 전자기장과 작용 법칙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정식 맥스웰 방정식을 완성한다.

18C 산업 혁명이 발생하기 전까지 일과 열은 별개의 자연 현상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증기 기관 장치의 발명으로 수증기의 힘이 피스톤을 움직이는 힘으로 전환되는 기술이 발전하여 19C에는 열 에너지와 역학의 관계를 다루는 열역학이 탄생하게 된다.

19C 원자에서 발생하는 빛의 스펙트럼을 설명하기 위해 빛 에너지가 불연속적인 계단 모양(입자)이며 동시에 빛이 주파수를 가진 에너지의 흐름(파동)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이론으로서 양자역학이 제기된다. 우리는 원자 안에서 전자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고 다만 어느 위치에 존재할 확률만 알 수 있다는 슈뢰딩거의 빛의 파동 방정식에 대한 해석은 많은 논란이 되었지만, 표준해석을 수용되고 있다.

20C26세의 아인슈타인은 등속 운동 물체와 관찰자 사이에서 시간적 상대성을 주장하는 특수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지만, 실제 관찰 증거는 20년 후 1936년에 뮤온입자의 관찰에 의해 입증된다. 이것은 우주 공간 실험같이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실제 실험이나 관찰 결과가 이론 발표 시점보다 나중에 이루어지는 사례를 보여준다.

이 책은 기존의 과학사 책과는 차별되는 특징이 있다: 단순히 물리학의 개념이나 이론을 소개하거나 역사적 발견 또는 발명 사실을 열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그런 중요한 개념이나 법칙이 만들어지게 되는 과정과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과학 지식의 수준, 그리고 과학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역할을 함께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물리 법칙이나 개념의 과학적 이해와 더불어 당시에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맥락과 배경을 함께 깨닫게 해준다. 예를 들면, 뉴튼의 보편중력의 법칙은 상상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인데 당시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중요성은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기술한다(1971년 아폴로 우주선에서 우주비행사들에 의해 실제 실험을 통해 입증된다).

자극적인 에피소드만을 열거하지 않고 위대한 과학 법칙의 발견 뒤에 숨은 위대한 과학자의 위대한 노력을 강조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예를 들면, 뉴튼이 고향 농장의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던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만들었다는 식의 전설은 뉴튼을 우상화하는 신화이며, 만유인력에 관한 아이디어와 실험을 거쳐 구체적인 이론을 만드는데 20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점을 지적한다. 맥스웰 또한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실험 결과를 수학적 수식으로 표현하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과학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 얘기한다는 점이다: 과학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과학의 속성을 수용하고 체계화한 것이 동양보다 서양에서 과학이 발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훌륭한 과학사와 과학 철학의 입문 서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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