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 버블과 패닉, 높은 변동성에서도 이익을 얻는 법
데이비드 드레먼 지음, 신가을 옮김, 백승우 감수 / 이레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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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식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역발상적인 투자 전략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은 ‘contrarian investment strategies’인데,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역발상적인(contrarian)’ 단어의 의미는 현재 미국 주식 투자 세계에 지배적으로 퍼져 있는 다수의 지지를 받는 투자 이론과 정반대의 입장에 있는 일종의 소수 의견인 투자 이론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4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금융 투자와 심리학과의 관계, 기존 투자 이론에 대한 비판, 저자가 주장하는 역발상적인 투자 이론의 제시, 향후 투자 시장의 환경과 미국 경제를 위해 취해야 할 무역 정책에 대한 조언.

금융 투자 시장에서 역사적으로 발생했던 버블과 같은 비정상적인 사건들과 심리학적인 요인 사이의 연관성을 기술하는 것으로 문제 제기를 시작한다. 심리학에서 주장하는 인간의 의사 결정 과정에 심리적 요인의 중요한 역할이 금융 시장에서 투자 결정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주류 경제학 기조인 수량 경제학 중에서 투자 이론계의 다수설인 효율적 시장 이론(EMT, Efficient market theory)과 자본자산 가격 결정 모델(CAPM, capital asset pricing model),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PT, modern portfolio theory), 위험 모델 등에 대해 이론적인 모델과 실제 시장에서 발생하는 현상들 사이의 불일치에 관한 사례들을 열거하며 단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주류 투자 이론의 다수설인 효율적 시장 이론을 바탕으로 현재 다수의 펀드매니저나 전문 투자자들이 투자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투자 성과를 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올바르지 못한 투자 이론을 사용함으로 인해 저조한 투자 수익의 결과로 이어지며,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대부분의 업종의 경기 예측과 기업의 수익 전망에 대해 부실한 결과를 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주류 금융 경제 이론에 반대되는 입장의 투자 이론과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수학적 이론을 배경으로 하는 투자 이론과 심리적 작용에 의한 현실과의 괴리를 없애기 위해 심리학에 기반한 한가지 투자 이론인 투자자의 과잉 반응 가설(IOH, investor overreaction hypothesis)’을 주장하며 여기에 기반하여 5가지 역발상 투자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역발상 투자에 맞는 주식 종목 선정을 위한 5가지 지표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초단타(scalping) 매매와 같이 새롭게 조성된 금융 투자 시장의 환경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와 미국 경제의 상황과 세계 무역 체제 속에서 미국의 이익의 관점에서 추구해야 할 무역 정책의 방향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역발상 투자 전략 5개 중에서 4개는 기존의 벤자민 그레이엄이 주장한 가치 투자 전략과 일치하며 5번째 업종별로 분리하여 나머지 4개 방법을 적용하라는 전략도 사실 분산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가치 투자 전략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역발상 투자 전략이 구체적인 투자지표의 기준 수치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치투자 전략과 비교하면 오히려 추상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투자자가 역발상 투자 전략을 실제로 구사하려면 구체적인 투자지표의 수치를 개별적으로 결정해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 시장에서 발생하는 버블처럼 비정상적인 투자 행위에 대한 원인으로 심리학적인 요인들로 설명하는 접근 방식은 매우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발상 투자 전략 자체도 인간이 지닌 심리적인 요소를 극복하려는 의도에서 탄생하였지만, 역시 성공 여부는 투자자의 실천에 달려 있기 때문에 역발상 투자 전략 또한 심리적 요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역발상 투자 전략의 약점에 대해서도 저자가 빠뜨리지 않고 기술한 점이 놀라웠다. 역발상 투자 전략을 구사해도 주식 매수와 매도 시점, 주식 매수 후 보유 기간과 주식 포트폴리오 교체 기준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투자자 각자가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할 부분으로 투자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실험 데이터는 저자의 주장을 증명(proof)하는 것이 아닌 입증(justify)하는 수단으로써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반례(counter-example)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저자의 주장이 거짓으로 증명되는 방식이 아니라, 경험적인 사례(empirical cases)들을 대상으로 통계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료 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저자의 주장대로 역발상 전략을 실행해도 수익률이 시장평균보다 저조한 결과 나올 수 있는 경우가 확률적으로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결국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구성 종목의 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다: 마지막 부분에 기술한 대규모 초단타(scalping) 투자 기술이 금융 투자 시장에 일으키는 불안정성의 요인이 되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적하며, 미래 발생할 금융 위기의 직접적 원인의 가능성을 경고하는 점은 나름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책의 저술 시점인 2010년쯤에서 진단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이 세계 무역 시장에서 처해 있는 위치와 향후 미국이 추구해야 할 무역 정책의 방향을 지적한 부분은 매우 예리하고 정확한 지적으로, 현재 시점에서 보면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그대로 실현되어 가고 있는 중이라는 점이 무척 놀라웠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책의 내용은 기존의 가치 투자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유사한 부분이 많다. 심리적 요인으로 투자 시장에서 발생하는 기이한 현상들을 설명하고 투자 전략을 세우는 부분은 매우 참신하게 느껴지며 투자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무래도 주식 투자 초보자보다는 가치투자와 통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기존의 가치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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