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실크로드신화여행 - 신화,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
김선자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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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신화를 읽어야만 하는가? 더군다나 중국 서남쪽 변방 경계 지역의 소수 민족의 신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신화(神話)라는 것이 인류가 글로써 역사를 남기기 이전 시기 동안의 이야기이고 어떠한 확인할 방도가 없는 이야기이지만 태초 인류의 원시적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 비추어 볼 수 있는 정신적 거울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저자는 남방 실크로드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지배적인 의미를 경계하고 있다. 소위 북방 실크로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2013년부터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라는 21세기 新실크로드 경제 전략의 일 부분으로서 강조되고 있는 용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과거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의 경로 상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경제 교역을 중국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글로벌 경제 협력체라는 이상적인 개념 밑바닥에는, 현재 시점까지도 중국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여전히 진행중인 소수민족 문제를 덮어 버릴 수 있는 하나의 임시방편적인 대책을 위한 중국 정부의 숨은 의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크로드(silkroad)는 한()나라 때부터 수도인 장안(西安)으로부터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는 무역 경로를 일컫는 말인데, 크게 육로를 이용하는 육상 실크로드와 해로를 이용하는 해상 실크로드로 형성되었다. 육상 실크로드는 크게 북방 실크로드와 남방 실크로드로 나누어진다. 책 제목에서 언급하듯이, 이 책은 남방 실크로드의 경로 상에 존재하는 소수 민족들의 신화와 문화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 책에서는 지역적으로 봐서 남방 실크로드의 경로 상에 있는 중국 윈난성(雲南省)과 쓰촨성(四川省)의 소수 민족, 인도/인도네시아, 베트남 소수 민족의 신화와 문화를 다루고 있다. 각 지역마다 민족마다 가지고 있는 신화 속에 보편적인 인류 원형에 속하는 공통적인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고, 동시에 지리적 그리고 문화적 환경 속에서 발전시켜온 독특한 측면도 나타나는 것이 흥미롭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윈난성의 4대 소수민족(먀오족, 와족, 이족, 바이족)과 쓰촨성의 싼싱두이(三星堆)에 대한 전승 신화와 문화를, 단순히 중국학자의 견해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학자들의 조사와 관점에 근거한 해석을 풀이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지리적 거리가 수천 km나 떨어져 있는데도, 중국의 소수 민족과 인도, 베트남의 신화와 우리 한민족의 고유한 전승신화 사이에 비슷한 친근한 부분도 있지만 우리 정서와는 이질적인 부분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신기함을 넘어 충격적이다. 이렇게 다른 민족의 신화와 문화를 우리의 것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내는 과정은 역사 시대 이전의 우리의 원형에 접근하는 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제주도가 문화인류학적으로 그리고 언어학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가치가 있는 줄 그동안 몰랐었다는 점이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게 느껴졌었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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