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의 삶과 음악
로버트 셸턴 지음, 김지선 옮김 / 크라운출판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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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밥 딜런(Bob Dylan, 1941~)의 삶과 음악을 다룬 인물 평전 형태의 에세이다작가는 밥딜런의 데뷔 초창기때부터 밥 딜런이 가진 예술가적 천재성을 알아차리고 뉴욕타임즈(NY Times)지에 음악 평론을 쓰기시작한 로버트 쉘턴(Robert Shelton, 1926~1995)이다작가는 이 책에서 밥 딜런의 생애와 예술 활동을 1978(37)까지만을 다루고나머지 부분은 미완으로 남겨두고 유명을 달리 하였다.

쉘턴이 보기에 밥 딜런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영향력있는 대중음악가이자 예술가이고특히 [가사작품에 천재성이 잘 드러난다고 평가한다밥 딜런이 추구하는 예술 세계관은 지속적인 변화 과정에 존재한다고 말한다블랙 유머를 사용하여 상반되는 양극단의 주제를 함께 조화를 이루어내는 형태는 단순한 대중 음악 가사를 뛰어넘어 모더니즘 계열의 시 형태라고 볼 수도 있다는 평가이다딜런은 자신이 의도한 바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작품 속에 숨기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평가한다또한 쉘턴은 밥 딜런의 성격이 과격하지 않고 차분하지만 주변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하지는 않는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점을 지적한다이로 인해밥 딜런의 의도와 동기가 왜곡되었다고 자주 말하기도 했고평론가나 미디어로부터 공격과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쉘턴은 밥 딜런이 당한 사례를목소리부터 멜로디 라인까지심지어 가사 표절까지 등장하는 주장까지도 소개한다

미국 중부에 있는 미네소타주의 폐철광촌 히딩시에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밥 딜런은, 50년대 후반 미국 전역을 휩쓴 우상인 제임스 딘과 엘비스 프레슬리를 열렬히 좋아하게 되고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음악적 재능을 발견해나가기 시작한다. 1959년에 미네소타 대학에 입학하면서 미네아폴리스에서 지내면서 포크음악 활동을 시작하고 그리고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를 접하게 된다. 1961년 대학을 중퇴하고 뉴욕으로 무작정 떠난다중부 소도시 출신의 20살짜리 유태인 청년은 뉴욕에서 갖은 고생끝에 포크 음악 연주 클럽에서 음반제작자 존 하몬드(john Hammond)를 만나 컬럼비아 레코드사와 5년 계약을 맺고, 1962년 3월 첫번째 음반을 발표하게 된다첫 앨범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고 앨버트 그로스만(albert Grosman)을 만나 매니저로 고용하게 된다. 62년 12월 불후의 명곡들이 실린 2번째 음반이 발표되고문제의 피터폴 앤 매리(Peter, Paul, & Mary) 3인조 트리오가 ‘blowing in the wind’를 리바이벌(revival)해서 발표하고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얻게 된다특히, 60년대 초반 인종차별 철폐 운동과 좌파 세력의 노조 운동에 미국 전통 민중 음악 장르인 포크음악 열풍이 불면서밥 딜런의 음악이 주제가로 대거 차용되면서 사회 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실제로 63년 8월 워싱턴 행진에 밥 딜런과 존 바에즈가 참가하여 노래를 불렀다). 당시 밥 딜런의 포크 송 멜로디가 전통 흑인 민요의 멜로디를 표절했다는 이슈에 휘말린다. 1965년도로 접어들자 느닷없이 언플러그드 포크음악이 아닌 앰프를 사용하는 일렉트릭 사운드의 앨범 3장을 연달아 발표한다: 65년 1월 [bring it all back home], 65년 8월 [highway 61 revisited], 66년 5월 남부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녹음했던 [blonde on blonde]를 발표한다. 65년 당시 음악적 변신으로 인해포크음악 진영과 록음악 진영 양쪽에서 비난을 받게 된다. 1966년 7월 뉴욕의 우드스톡 근처에서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된다사고 이후모든 콘서트 활동은 중단한 채음반 레코딩 작업만 진행하게 된다. 68년 1월 발매된 [john Wesley harding] 음반부터 컨트리와 포크 음악을 접목시키는 시도가 69년 4월 [nanashville skyline] 음반까지 이어졌다. 70년에 2장의 앨범 [new morning]과 [self-portrait]을 발매한다. 71년 비틀즈 멤버 조지 해리슨이 뉴욕에서 주최한 방글라데시 난민돕기 공연에 참가하고, 72년에는 샘 페킨파 감독의 영화음악을 만들기도 했다. 74년 1, [planet waves] 앨범 출시와 동시에 지난 7년간의 공백을 깨고 미국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개최하며 음악활동을 재개한다. 75년 1월 [blood on the tracks]를 발표하며 좋은 반응을 얻는다. 76년 1월 [desire] 앨범을 발표한다하지만 이후 사라 딜런과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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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특한 책이다우선책의 성격이다일반적으로 객관적 성격의 평전이나 주관적인 감상이 강한 작품 해설 에세이라고 분류하기에는 어중간한 형식으로 2가지가 모두 섞여있다문헌이나 인터뷰 등의 객관적 자료를 가지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물의 활동을 재구성하고 성격을 묘사하는 평전 형식을 취하거나예술 작가의 예술 철학과 가치관의 형성이나 변화 과정을 따라 된 예술 작품에 대해 해설을 추구하는 에세이 형태를 띄지 않는다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다(이 부분은 밥 딜런에 대한 작가의 넘치는 애정을 감안하면받아 들이기 어렵지만 납득은 간다). 두번째이 책의 서술방식이 어느 한 시점과 장소에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기법을 쓰고 있다이런 급격한 형태의 시간 전환이라든가 장소 전환은영화 시나리오나 소설에서 사용되는 짧은 회상 장면(플래쉬백)이나 오버랩 같은 연출 효과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이런 기술 방식은 한 인물의 삶의 연대기 순으로 서술하는 작품은 전혀 어울리지 않고오히려 읽는 독자로 하여금 혼란에 빠뜨리기 쉽다(이 부분은 편집자가 시인한 사항이라 양해가 간다). 세번째이 책은 친절하지 않다이 책에 언급하는 50,60,70년대의 수많은 대중음악 아티스트와 작품들정치/문화/사회적 현상에 대한 일언반구 설명이 없다배경지식을 아는 독자만이 문맥상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모르는 사름은 전혀 알 수가 없다(이 부분은 저자가 추구하는 글쓰기 태도일 수도 있으니 존중할 수 있다모르는 용어는 찾아보면 되니까 말이다).

또한가지이 책이 원서가 존재하는 번역본이기 때문에번역에 대해 언급을 안할 수가 없다첫째이런 문화나 예술 작품에 대한 평론 문장을 번역할 때전후 맥락없이 그대로 직접 번역하는 것보다독자로 하여금 이해가 충분히 가도록 완역하는 것이 더 좋았을텐데 무척 아쉽다예를 들면 인물이나 사물을 가리키는 대명사의 사용이 너무 많다, ‘’, ‘거기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등장한다.  ‘어머니 쪽 할아버지라는 표현은 난감하다결국 외할아버지라는 뜻 아닌가둘째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지명전문 용어나 사건들에 대해 주석을 이용하여 짧게라도 설명하거나 소개하는 방식을 번역자가 취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액터스 스튜디오가 스튜디오 공간이 아닌 뉴욕에 있는 연기자 학교 이름이라든지, ‘로터리가 교통 회전 교차로가 아닌 사교클럽 이름이라든지, ‘메디신 쇼가 50년대 미국 제약회사가 약품 판촉 행사 일환으로 가졌던 단막극쇼라든지 하는 설명이 빠진 것은 아쉽다

물론 직역과 완역, 2가지 방식은 항상 번역의 영원한 딜레마이다그렇다고 해도다른 아티스트 평전이나같은 밥 딜런의 다른 평전의 국내 번역본과 비교해봐도이 책의 낮은 완성도가 오히려 선명하게 대비되어 드러난다.

원서의 내용 자체가 난해한 약점이 있는데, 이를 번역과정에서 극복하지 못하고 국내 독자들에게 난해함을 한층 더 가중시켜 전달한다는 느낌이 들어 무척이나 안타깝고 아쉬웠다. 


***** 이 책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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