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노은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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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19세기말부터 2차 세계대전 초까지 대략 50 여년 간의 시기동안 당대 최고 지성과 문명의 중심인 유럽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대인이라는 특수한 배경을 가진 최고의 엘리트 작가가 직접 체험하고 겪은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한 기억을 당시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인 환경을 통찰하여 반추하는 형식으로 기록한 회고록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저자의 생애를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20대 초반 학교교육을 마칠 때까지의 시기, 대학 졸업 후 본격적인 유럽 내 다양한 문화예술인사들과 교류를 나누는 30대 중반까지의 시기, 1차 세계대전의 황망하고 비극적인 시절을 보낸 30대까지의 시기, 이미 평화와 평등의 시기는 사라지고 분열과 증오, 폭력과 긴장으로 이어지는 2차 대전 발발 이전까지 불안한 60대까지의 시기로 총 16개의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오스트리아계 유대인 출신 20세기 유럽문학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이다. 번역은 인천대 독어독문학과 이노은 교수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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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추억은 다양하고 많을 수 있겠지만 행복하고 아름답게 여기는 추억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소중하게 간직하기 마련이고, 그래서 다소 기억에 대한 왜곡이 생길 수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역사적으로 거대한 격변의 사건의 한복판을 직접적으로 체험했던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건의 발생 이전부터 진행과 이후 처리까지의 과정 전체를 객관적으로 회고하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2번의 세계 대전을 겪은 당대 최고 지성인이자 문화엘리트 작가가 자신의 입장에서 유럽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 지에 대한 여정을 저자가 가진 시대적인 통찰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 19세기 후반 당대 유럽의 강대국 오스트리아제국의 국제적인 문화도시 빈에서 유대인 부호 가문에서 엘리트교육을 받고 자란 츠바이크는 19세기 유럽의 산업화시기가 끝나가던 무렵에 등장하게 되는 경제적 풍요로움이 파생시키는 자유와 평등, 인권의 가치의 확산에 대한 반작용적으로 생겨난 분열과 폭력적인 사회적인 분위기 속의 반유대인 운동이라는 합리주의 시대의 산물에 의해 탄압받고 희생당하는 그야말로 영광과 천대를 함께 받는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20세기 초반의 파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문화예술인들과의 만남과 교류는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나 이야기들이 연상된다: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다 아는 유명 문학작가와 배우, 예술 작가들의 등장은 신기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이 몇 가지가 있다:

저자가 10대 시절 받았던 강압적이고 무미건조한 김나지움에서의 학교교육은 마치 한국의 70~80년대 산업화 시대의 고교교육과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또 한가지는 1차 세계대전의 발발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도 ‘설마 전쟁은 안일어날거야’하는 매우 낙관적인 분위기가 유럽전체에 퍼져있었고, 심지어 전쟁이 터진 직후에도 군인들을 제외한 일반 시민들은 전쟁을 믿지 않으려 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1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이후에 등장하게 되는 극단적 사상과 이념으로 무장한 정치단체에 의해 엊그제까지 잠시나마 예전처럼 온순하고 평화롭던 사람들이 점차 정치적인 선동으로 갈라져서 증오와 폭력만 남게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더욱 황당한 상황도 나타난다: 국적으로는 패전국 오스트리아 소속이지만 인종주의 탄압의 피해당사자인 유대인 난민의 처리는 생각보다 단순하게 이루어진다. 실제로 저자가 영국에서 당한 처지는 차별의 정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무래도 번역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이토록 유려하고 멋진 번역서를 접한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훌륭한 번역이다. 원저자의 문학적으로 섬세하면서도 철학적으로 깊이있는 문장을 훼손하지 않고 전달받은 느낌을 받아서 읽는 동안 독일어 번역본이 아니라 한국인 작가가 쓴 글을 읽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미처 잘 알지 못했던 20세기 전반의 유럽 사회의 역사를 생생하고 아름다운 필치로 접할 수 있는 훌륭한 시대 회고록이라는 생각이 든다.



[ #지성의회고록 #슈테판츠바이크 #어제의세계 #유대인 #나치 #전쟁이후의삶 #빈 #세계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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