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음 / 밥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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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의 불교 사찰 건축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들을 실제 건축물 사례들을 통해 해설하는 한국 전통 불교 건축 해설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한국 불교 사찰의 특징을 3가지 범주로 나누어 전통 사찰의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로 재료 선택과 건축술에 대해 소개하고, 전통 사찰들이 위치한 공간에 관련된 지형 터와 배치 등의 속성들에 대해 기술하고, 한국 불교 사찰이 가진 종교적 포용과 수용에 관해 한국의 전통 신앙 요소들이 수용된 건축물 사례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경동대학교 건축디자인학과 권오만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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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현존하는 전통적인 불교 사찰들은 거의 대부분이 도심과는 다소 거리가 있게 멀리 떨어진 산 속 골짜기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서울의 조계사처럼 도심에 위치한 절도 있지만, 도심에서 벗어나 변두리로 나가야 만날 수 있다. 서양의 성당과 교회가 도시의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는 것과는 달리 어떻게 보면, 가장 사람들이 모이기 어려운 장소를 선택해 위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중들을 대상으로 설법이나 불법 포교 행위는 사찰이 아니더라도 도시에서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아마도 신도들의 공양보다는 엄격한 종교적 수련에 중점을 두어 장소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실제 사찰에 직접 방문해서 사찰 경내를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여러 건축물들과 공간들을 체험해볼 때마다 드는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닌 경우가 많다:


강화도 전등사의 누각아래의 입구가 왜 그리 좁은 지 그리고 그 좁은 공간만이 유일하게 항상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지점일까? 속리산 법주사는 입구에서 경내까지 1km이상이 걸리도록 만들어 놨는지, 그리고 팔상전에는 부처님 생애 관련 내부 벽화 이외에도 외부 벽면까지 고사나 일화로 보이는 벽화로 채웠을까?


알고 보면, 이런 것들이 자연의 재료와 지형을 그대로 활용하여 마치 자연의 일부인 것처럼 만들었던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건축 기술의 지혜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장 놀라운 내용은 사찰의 처마 장식으로 새겨진 용과 물고기 조각상이나 벽면의 도깨비 치우천황 문양 부분이다: 원래 이런 문양들은 화기와 액운을 막아내는 한국의 전통 신앙의 상징이었는데,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용이나 도깨비의 얼굴이 귀신의 얼굴로 와전되어 인간을 해하는 요괴로 해석되고 이것이 일제시대에 다시 한국으로 인간에 유해한 상징으로 수입되었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한국의 전통 불교 사찰들이 가지는 불교 건축의 특징들을 구체적인 사례들과 함께 소개해주는 교양 불교건축 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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